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한 CJ 대한통운 대리점주 사건에 대해 전국택배노조가 “일부 조합원의 괴롭힘이 있기는 했지만 사측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변명했다. 유족 측은 “고인을 마지막 목소리까지 부정하고 있다”며 “고인을 모욕하는 패륜적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2일 택배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조합원 중 일부가 고인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을 단체 대화방에 게재했다”며 “항의의 글과 비아냥·조롱 등이 확인됐지만 폭언이나 욕설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노조는 “고인은 집도 매각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대리점을 한 곳이라도 운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지만 김포지사장이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며 “결국 CJ대한통운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결정적 원인 제공자”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즉시 강력 반발했다. 숨진 대리점주가 노조원들이 죽음의 원인이라고 직접 지목했음에도 원청인 회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족들은 입장문에서 “노조는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앞세워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마저 부정하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쏟아낸 헛된 말로 고인을 다시 한번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용서할 수 없는 행위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분개했다.
이날 경기 김포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열린 대리점주의 영결식은 유족과 동료들의 오열, 탄식으로 가득했다. 유족과 동료들은 대리점주가 생전에 근무하던 김포시 하성면 택배 물류 터미널에 들러 노제를 지냈다. 운구 행렬에는 CJ 대한통운과 로젠·한진 등 택배 회사 대리점주들의 화물차 150여 대가 뒤따르며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