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제한된 가운데 비대면으로 여행을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는 세계 문화유산인 라스코 동굴벽화를 메타버스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라스코 동굴은 열, 습기, 미생물 등으로 벽화가 손상되는 것을 우려해 지난 1963년부터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다. 현재까지도 보존 위기에 처해 근무자에 한해 연 200시간 이내 방문만 허용되고 있다.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은 실제 동굴을 1:1 비율로 구현한 가상현실(VR)로 사슴, 말, 황소, 들소 등이 그려진 600개가 넘는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한 타임당 최대 6명으로 구성된 관람객 단체는 컴퓨터가 들어있는 배낭과 VR 헤드셋을 착용해 45분동안 약 235m의 동굴을 탐험할 수 있다.
실내공간에 마련된 전시장에선 천장과 벽에 설치된 수많은 센서가 관람객의 움직임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관람객들은 가상 동굴에서 다른 사람들의 아바타와 서로 교류하며 손가락으로 벽화를 가리키거나 차례대로 동굴을 들어가는 등 동굴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전시회는 또 좁은 통로와 험한 길로 인해 접근이 불가해 그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던 벽화까지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그동안 제한된 접근과 시간으로 심층 연구가 불가능했던 라스코 동굴과 벽화를 가까이 볼 수 있어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의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쏘시스템은 그간 여러 디지털 캠페인을 통해 생성된 라스코 동굴의 3D 데이터를 취합해 실제 크기의 다인칭 모드의 가상현실 환경을 손쉽게 구현하는 툴을 개발했다. 다쏘시스템, 파리 지역문화사업국 및 프랑스 파리건축문화재단지가 3D 플랫폼 상에서 협력해 이같은 몰입형 버추얼 트윈 컨텐츠를 설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쏘시스템은 2D로 구현되는 영상 또는 컨텐츠를 3D화해 실제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고 몰입할 수 있는 협업 툴을 개발하고자 했다. 단순 컨트롤러로 아바타를 조정하는 것이 아닌, 직접 몸을 움직이며 동굴을 탐험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한 것이다.
뮤리엘 모리아크 라스코동굴 큐레이터는 "보존 위기에 처한 라스코동굴 안에서 실제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제한적인데, 실시간으로 라스코 동굴로 순간이동해 현실에서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여러 가설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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