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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가 찜한 스타트업] "주주명부도 디지털로"…‘한국판 카르타’ 꿈꾸는 쿼타북

최동현 쿼타북 대표 인터뷰

엑셀로 관리하던 스타트업 주주명부 혁신

주주 관리·투자 유치에도 큰 도움 될 것

한국 넘어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 나서





창업 후 사세를 키우는 한 스타트업. 벤처캐피탈(VC)들의 잇단 러브콜에 직원들 스톡옵션까지 늘면서 주주구성이 복잡해졌다. 일일이 수기로 주식발행 내역과 주주구성을 엑셀 프로그램으로 업데이트했지만 투자유치·주주총회·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명부를 새로 확인하는 데 진땀을 뺀다. “비상장사의 주주관리도 상장사처럼 디지털화할 수 없을까”라는 아이디어로 태어난 게 쿼타북의 증권 관리 서비스다.

5일 서울경제와 만난 최동현(사진) 쿼타북 대표는 VC 심사역 출신이다. 직접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기업들의 주식발행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현재 많은 스타트업이 주주명부를 엑셀 혹은 워드 파일로 관리하는 것에 대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재산을 종이 가계부에 기록·관리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VC 근무 시절 투자한 한 해외 회사가 카르타라는 서비스로 전산화된 주주명부와 증권 내용을 보내주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2012년 미국에서 설립된 카르타는 전 세계 1위 증권 관리 서비스 회사로 기업가치가 7조 원에 이른다.

쿼타북의 주요 서비스는 스타트업 주식발행 이력과 주주명부 관리, 스톡옵션 관리 등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회사가 발행한 주식의 내역을 시계열로 기록하고 주주 간 손 바뀜이 있는 경우 구주거래를 반영해 주주명부를 업데이트하는 이른바 ‘주주관리 자동화’ 역할을 한다.

구주거래, 액면분할, 무상증자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종합적으로 전산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주총회 준비도 수월해진다. 최 대표는 “(주주 명부가 이미 전산화된 만큼) 주총 안건만 시스템에 기재하면 통지서와 위임장, 의사록까지 자동으로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초기 기업들이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스톡옵션도 쿼타북의 서비스 영역이다. 부여일과 행사 가능 시기 등을 분석, 행사 가능한 수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준다.

최 대표의 친정인 VC들도 주요 고객이다. 투자 라운드 별 기업 가치, 투자 금액 등 펀딩 이력을 자동으로 집계해 줄 뿐 아니라 후속 투자시 지분율 변동에 대해서도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수 있다. 쿼타북에 투자한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은 “국내는 여전히 엑셀이나 워드파일로 주주명부나 스톡옵션을 관리한다”며 “쿼타북은 창업 멤버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점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쿼타북 솔루션이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투자자들은 회사에 투자할 때 이 회사가 얼마나 민첩하고 시스템을 갖췄는지를 보고 싶어 한다”며 “주요 주주 현황, 투자 단계별 기대 수익율을 쉽게 알 수 있어 (쿼타북 시스템이)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를 통한 주주관리가 이미 대중화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미 토스와 샌드박스, 베스핀글로벌, 뤼이드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는 스타트업이 쿼타북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투자파트너스, 하나은행, 신한캐피탈 등 투자자들도 고객사다. 최 대표는“장기적으로 모든 유형의 투자사 및 스타트업이 쿼타북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쿼타북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지분을 확보한 VC들은 다양하다. 패스트벤처스·매쉬업엔젤스·본엔젤스·롯데벤처스·퓨처플레이·서울대기술지주·김기사랩 등과 같은 초기 전문 VC부터, 한국투자파트너스·스트롱벤처스·캡스톤파트너스 등의 유력 투자자들이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 대표의 다음 경영 목표는 해외시장 공략이다. 그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최대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 투자 유치를 계기로 미국·동남아 등 투자유치가 이어졌다”며 “(해외 투자 유치로)각국의 비상장주식 네트워크에 연결이 가능해졌고, 이는 글로벌 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쿼타북은 한번도 체계적으로 전산화되지 않았던 비상장 기업의 주식 발행·관리·유통을 디지털화하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회사로 (인프라를) 동남아 등 해외로 확장시켜 가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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