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으로 대박난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이번에는 귀여운 골프게임을 들고 나왔다. 사실 카카오게임즈는 ‘프렌즈팝’, ‘프렌즈타운’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등 본래 캐쥬얼 게임 명가로 더 유명하다. 캐쥬얼 게임 명가 답게 이번 게임도 사전예약 180만을 모은 데 이어 지난 30일 정식 출시 직후 양대 앱마켓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의 골프 열풍에 따른 반짝 흥행일지, 아니면 게임 자체가 롱런할 만한 수작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출시 당일부터 게임을 해봤다.
우선 ‘누구나골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골프 문외한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다.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튜토리얼을 통해 파4 홀에 공을 넣기까지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덕분에 실제로 골프를 쳐본 경험이 없고, 골프게임 경험도 15년 전이 마지막인 기자도 대략적인 골프 룰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어 주어진 미션을 혼자 수행하는 ‘어드벤처’ 모드에서도 기본기를 닦을 수 있다. 드라이버 샷 연습부터 퍼팅 조준, 러프·벙커 탈출까지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해 나가다 보면 어떻게 해야 ‘홀인원’ 샷을 날릴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캐쥬얼 게임의 편견을 깨는 맵 완성도도 인상적이다. 제주 성산을 비롯해 일본, 하와이 등 전세계 명소들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왔다. 분홍빛 벚꽃이 만개한 카나가와 맵, 울창한 야자수와 함께 깨알같은 ‘튜브’ 모양 석상이 매력적인 라하이나 맵에서 골프를 즐기다 보면 스타 골퍼가 돼 월드투어를 하고 있다는 느낌도 났다. 다양한 기업들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아이템, 코인 등을 지급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과금요소는 캐주얼하지 않다. 아이템은 크게 장비와 캐릭터로 나뉘며, 명품·희귀·고급·일반 등급으로 세분화된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뽑기를 통해 최대한 높은 등급을 획득해야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특히 카카오프렌즈라는 최강 IP를 내세운 만큼 캐릭터 뽑기 옵션이 매우 다양하다. 8개의 캐릭터가 제공되는데, 캐릭터 하나당 뽑을 수 있는 종류가 10개나 돼 도감을 완성하기 위해선 총 80개의 캐릭터를 뽑아야 한다. 기자 또한 수십 차례의 뽑기를 거쳐 명탐정 라이언을 획득할 수 있었다. 뽑자마자 ‘명품 캐릭터 육성 패키지’를 구매하라는 알림이 떠 내가 골프게임을 하는 것인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잠시 혼란이 왔다.
‘프렌즈샷’이라는 이름과 달리 친구 간 플레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웠다. ‘프렌즈팝’ 등 프렌즈류의 게임은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 중 하나였는데, 프렌즈샷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상대방이 무작위로 배정된다. 이에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지인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업데이트를 논의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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