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가전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자국 브랜드 선호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TV 완제품이 꾸준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선진 기술을 선호하는 일본 시장에 맞춰 기술 마케팅을 펼치는 동시에 현지 가옥 구조에 맞는 제품을 선보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5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지난 2분기 일본 OLED TV 시장에서 7.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브랜드인 소니(35.2%), 파나소닉(26.3%), 샤프(17.1%)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중국 하이센스(11.2%)와 맞서며 상위 5위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점유율만 보면 지난 2019년과 2020년 9.9%, 8.0%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지만 업계는 현지 OLED TV 시장이 팽창하며 매출과 출하량 모두 급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 역시 올 한 해 일본 시장에 출하되는 OLED TV가 70만 9,000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9년 출하량인 34만 9,000대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거실이 좁은 편인 일본 가옥 구조에 맞춰 48형 올레드 TV를 선보인 점 등이 주효했다”며 “전 세계에서 판매된 48형 올레드 TV 가운데 21.5%는 일본에서 팔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OLED TV 패널로 눈을 돌리면 한국산의 위력은 더 높아진다. 일본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소니와 파나소닉·샤프 등 주요 업체들은 모두 LG디스플레이(034220)로부터 패널을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수 관계인 LG전자가 도쿄의 가전 양판점에 “모든 유기EL(OLED의 일본식 표현) TV는 LG로부터 시작한다”며 선진 기술의 뿌리가 자사에 있음을 강조한 것도 이를 반영한 마케팅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대형 TV가 속한 일본 프리미엄 TV 시장(2,000달러 이상)에서 OLED TV 비중은 91.5%를 기록하는 만큼 앞으로도 관련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OLED TV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파주와 중국 광저우 투트랙 생산 체제를 통해 OLED TV 패널을 지난해 450만 대에서 올해 80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