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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저임금·단기직 많아 참여 뚝···바우처도 증빙 어려워 '그림의 떡'

■ 변죽만 울린 재정 일자리…예산 집행률 왜 떨어지나

선발까지 석달, 그마저 최저임금 수준에 반년짜리 수두룩

훈련맡을 민간기관 부족하고 기업-청년 매칭불발로 지연

바우처도 매출감소 입증 못해 집행 더뎌 '추경 약발' 안들어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마련한 긴급고용대책인데도 실집행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단기적이고 임시적인 성격상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사업 공고에서부터 선발까지 2~3개월의 사전 절차가 필요하다. 최저임금 수준에다 근무 기간은 고작 5~6개월이라 실효성이 높지 않다. 일부 사업은 매출이 줄어야 지원을 해주는데 증빙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일자리 사업의 경우 사업 대상자들의 참여가 중요한데 실제 수요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정확한 파악이 이뤄지지 않은 채 단순히 재정만 확대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확산까지 고려하면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밀어넣은 영향”이라고 꼬집었다.

9일 서울경제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난 7월 말 기준 1차 추경 집행률·실집행률 현황을 보면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대책인 ‘K디지털 트레이닝’ 사업은 추경으로 474억 원을 확보했으나 집행액은 17.1%인 80억 원에 그쳤다. 양질의 훈련을 제공할 수 있는 민간 혁신 훈련 기관이 부족해 훈련 개설 과정부터 지연된 탓이다. 해양수산부의 ‘수산 분야 유망기업 청년취업 지원’ 프로그램은 20억 원 중 실집행은 5억 원으로 실집행률이 20%에 머물렀다. 당초 6월까지 채용을 완료하려고 했으나 일부 기업과 청년의 매칭 불발로 모집 공고를 연장했다. 산림청이 추진한 ‘국가식물 통합 데이터베이스(DB)구축 관리원’ 사업은 39억 원 중 9억 8,000만 원(25.1%)만 쓰였다. 사업 대상 지역이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도심지 외각에 위치해 참여자 선발을 3차까지 진행했어도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숲길자원정보수집 역시 대상자 선발을 위한 기간이 소요돼 48억 원 중 20.2%만 실집행됐다. 추 의원은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부랴부랴 편성했던 추경 예산 중 아직도 실집행이 저조한 사업들이 다수 있다”며 “정부는 사업 특성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실제로 국민들이 그 효과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우처 지원 사업은 수혜자들이 매출 감소를 입증하지 못해 거북이 걸음을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추진한 ‘코로나 극복 영농지원 바우처(274억 원)’는 집행률은 99.6%이나 현장에서의 실집행률은 30.4%에 그쳤다. 농가들이 매출액 감소를 증빙하기 어려워서다. 정부는 결국 두 번이나 지침을 개정해 요건을 추가 완화하고 신청 기간을 연장했다. 산림청의 ‘코로나 극복 영림지원 바우처’ 역시 42억 원 중 딱 절반만 투입됐다. 지원 대상자들이 매출 감소분에 대해 증빙 자료 구비 등의 어려움을 겪었고, 타 부처 중복 수급 제한 사유로 대상자 자체가 감소했다. 해수부가 편성한 ‘국가보조항로결손보상금(연안여객선사 운항결손금 지원)’은 50억 원 중 1.8%인 9,000만 원만 집행했다.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여객수송 실적이 30% 급등하면서 선사의 수입이 증가했고 사업 공모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미 1차 추경안을 검토할 당시 상반기 내 일자리 창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사업들을 여럿 지목했다. 학교방역인력 지원 사업(1만 명), 아동안전지킴이(1,639명), 공연예술분야 인력 지원(3,600명), 민간 실내체육시설 고용 지원(6,800명) 등이 대표적이다. 검토 보고서에는 “일부 사업의 경우 2020년 사업 집행 과정에서 목표 인원만큼 인력을 채용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인원을 확대 편성하고 있어 집행 과정에서 수요 확보 등 집행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찰청 아동안전지킴이는 38억 4,000만 원 중 1억 원(2.6%)만 실집행돼 긴급하다는 사유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예산의 95%가 활동비인데 그동안 활동을 개시하지 않으니 예산을 거의 소진하지 못했다. 교육부의 학교방역인력 지원 사업 역시 하반기(8~12월) 추진 사업을 1차 추경에 넣었고 최근에야 수요 조사를 마쳤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소 코로나19 대응 인력 한시 지원 프로그램은 보건소별 채용 과정에 일정 기간 소요되면서 122억 원 중 37%만 실제 쓰였다.

재정 일자리 사업의 효과는 고용 충격을 일시적으로 완충하는 정도인 만큼 한계가 명확하다. 대부분 지원 기간이 3~6개월이어서 사업 종료 이후의 취업 연계 방안까지 연결시킬 필요성이 높다. 야당은 1차 추경 심의 과정에서 31조 원의 올해 일자리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도 않고 또 편성한다며 단기 알바 일자리 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1차 추경의 5개 현금 지원 사업(5조 5,000억 원)은 8월 말까지 97% 지급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법인 택시기사, 방문·돌봄종사자, 전세버스기사 등에 대한 지원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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