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대한민국 고령층 고용률이 OECD 평균보다 7% 높고 청년층 고용률은 15.1% 낮은 것으로 9일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OECD 평균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률 감소 폭은 적었지만 민간부문 고용은 줄고 공공부문 고용을 늘린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날 발간한 '지난 10년(2011~2020)간 주요 고용지표 국제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15~24세) 고용률은 25.6%로 OECD 평균(40.7%)보다 15.1%포인트 낮았다. 우리나라는 높은 대학 진학률과 남성 군복무로 인해 OECD 연령(15~24세) 기준 청년 고용률이 낮은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우리나라 고령층(55~64세) 고용률은 65.4%로 OECD 평균(58.4%) 보다 7.0%포인트 높게 집계됐다.
전체 고용률(15~64세)은 OECD 평균과의 격차를 좁히다가 2015년을 기점으로 확 벌어졌다.
지난 2011년 한국 평균 고용률은 63.9%로 OECD 평균 고용률보다 0.9%포인트 낮았다. 이후 한국 고용률은 점차 올라 2014년 65.6%를 기록, OECD 평균인 65.8%를 0.2포인트 차로 쫓았다. 그러나 2015년부터 한국 고용률 상승은 부진하고 OECD 고용률 상승이 유지되면서 2019년 격차는 1.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실업률은 우리나라가 OECD 평균에 비해 낮았지만, 지난 10년 간 격차는 크게 줄었다. 한국 실업률은 지난 2011년 3.4%, OECD 평균인 8.1%에 비해 4.7%포인트 낮았지만 10년 만에 1.6%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이다. 우리나라 실업률은 2013년까지 소폭 하락한 후 2014년을 기점으로 다시 올라 지난 2019년 3.8%를 기록했다. OECD 평균 실업률은 2011년 이후 쭉 감소세를 그려 지난 2019년 5.4%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는 한국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우리나라 고용률은 65.9%로 전년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OECD 평균 하락폭(2.6%포인트)의 3분의1 수준이다.
다만 경총은 이같은 선방을 "공공부문으로 버틴 2020년 고용"이라고 짚었다. 노동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층이나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는 감소한 반면, 정부 직접 일자리 사업에 영향이 큰 60세 이상에서만 취업자가 크게 증가했기 떄문이다.
2020년 취업자는 전년 대비 청년층(15~29세)에서 18만3,000명 줄고 30~40대에서 32만2,000명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에서만 37만5,000명 증가했다.
부문 별로는 민간부문(농림어업 제외)에서 43만7,000명 줄어든 반면, 공공부문에서는 16만6,000명 증가했다.
경총은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은 우리나라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작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이전부터 우리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고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OECD 평균 고용률보다 낮아 충분히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고용 없는 경기회복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경총은 다른 OECD 국가보다 더 빠르고 완전한 고용회복을 위해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내실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을 제안했다.
경총은 "향후 노동정책은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해 인력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해 보상의 공정성을 제고하며, 유연근무제를 확대해 기업들이 시장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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