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시중은행은 대출을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심리가 2주째 더 강해지는 추세다. 주택 공급량이 아직 수요에 한참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내 집 마련 막차를 타야한다'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매수세가 가라앉지 않는 것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번주 아파트 수급동향 통계를 보면 전국, 수도권, 그리고 서울의 아파트 매수수요가 지난주보다 더 늘어났다. 전국의 경우 지난주 108.1에서 이번주 108.4로 올랐는데, 이는 두 달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0부터 200까지의 수치로 표현되는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점인 100을 넘기면 시장에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과 서울도 마찬가지다. 집값 급등에 대한 후폭풍으로 잠시 주춤하는듯 했던 매매수급지수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우상향한 것이다. 수도권은 111.7에서112.1로 올랐고 서울도 106.5에서 107.2로 상승하며 한 달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4월 둘째주부터 22주 연속 100 이상을 기록하며 매수 수요가 매도 수요를 앞서고 있다.
서울 5개 권역 중에서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을 제외한 4개 권역의 매수수요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주택이 많은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이 110.0에서 110.5로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 뒤를 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이 묶인 서남권(107.3), 종로·중·용산구가 있는 도심권(105.7),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104.4)이 이었다. 동남권은 104.2에서 104.1로 소폭 하락했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114.8에서 115.3으로, 114.0에서 114.1로 상승했다. 수도권은 이번주에도 0.40%의 상승률을 보이며 ‘8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7월 셋째주 0.36%로 신기록을 세운 후 그 다음주까지 같은 상승률을 이어갔고, 7월 다섯째주에는 그보다 더 높은 0.37%로 올랐다. 8월 들어서는 첫째주 0.37%, 둘째주 0.39%, 셋째주 0.40%로 매주 최고치를 갈아치운 후 해당 같은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도 그 전주와 같은 0.21%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에 대한 우려로 거래 활동은 소폭 감소했지만 지역별 인기 단지에서 신고가가 계속 나오고 있으며 전세가 상승, 매물 부족 등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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