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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피스텔 규제 완화한다더니···실제론 '건축 제한' 대못질한 국토부

<국토부, 3월부터 '오피스텔 계획 가이드라인' 시행>

공공주택지구 내 주거용 오피스텔

전체 주택 수의 10~25%로 제한

학교 등 기반시설 부족 내세우지만

정부 예측 실패 책임 민간에 전가

오락가락 행보, 시장 혼선 부추겨

건설업계선 "재산권 침해" 반발도

오피스텔이 밀집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전경. /연합뉴스




#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수도권의 한 공공주택지구 내 업무용 토지를 분양받은 A 씨는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해당 토지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하려 했는데 지난해 토지 계약을 할 때만 해도 ‘문제없다’던 LH가 최근 갑자기 “불가능하다”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A 씨는 “그런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토교통부에서 지침이 내려왔다는 이유라고 한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최근 정부가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주거용 오피스텔 규제 완화 방침을 밝혔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오피스텔 건설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올해 초부터 현장에 배포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락가락하는 정책 탓에 정부가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류 한 장에 또 규제…오피스텔 건축 제한


10일 국토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3월 공공주택지구 내 주거용 오피스텔 건축을 제한하는 ‘공공주택지구 오피스텔 계획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LH 등 공공 사업 시행 기관에 배포했다. 오피스텔을 업무용·주거용으로 구분하고 공공주택지구 면적에 따라 주거용 오피스텔을 전체 주택 수의 10~25%까지만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오피스텔의 비율을 제한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거용 오피스텔은 공공주택지구 면적이 330만 ㎡ 이상인 경우 총 주택 수의 10% 이내로만 지을 수 있다. 150만 ㎡ 이상~330만 ㎡ 미만인 경우 총 주택 수의 15%, 30만 ㎡ 이상~150만 ㎡ 미만인 경우 20%, 30만 ㎡ 미만인 경우 25% 등이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원칙적으로 전용면적 40㎡ 이하만 짓도록 하고 시장 수요가 많은 40㎡ 초과~85㎡ 이하 규모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도록 했다. 85㎡ 이하의 경우 꼭 필요한 경우에만 총 주거용 오피스텔 수의 20% 이내에서 계획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용 오피스텔로 등록한 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업무용으로 분류된 오피스텔의 경우 85㎡ 이하라도 바닥 난방을 허용하지 않도록 했다.





이는 제도화된 규제는 아니지만 지구 계획 승인권자인 국토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인 만큼 사실상의 강제 규정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이 나온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9일 공급 기관 간담회에서 “주거용 오피스텔 관련한 규제 완화는 전향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규제 완화 의지를 드러냈지만 실제로는 규제를 더욱 옥죄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장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시장 혼선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반 시설 부족 여파…오락가락 방침에 혼선 가중


이 같은 규제가 새로 도입된 것은 집값 급등으로 대체 주거 상품인 오피스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상하수도·학교 등 기존 도시 기반 시설로 감당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주택 용지 내 들어선 주택 수만을 기준으로 인구를 산정해 도시계획을 짰는데 비주택인 주거용 오피스텔로 인구가 몰리면서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기반 시설 용량이 크게 부족해진 것이다. 실제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경우 당초 9만 2,501명으로 인구 계획을 잡았으나 실제 인구는 지난해 기준 12만 3,623명으로 3만 명 이상 더 많았다. 이로 인한 기반 시설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기반 시설 수요예측 실패에 대한 책임을 민간 사업자에게 떠넘기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법 등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규제를 ‘가이드라인’이라는 형태로 손쉽게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지구에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면 관련 계획을 잘못 잡은 탓이고 기반 시설 확충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주택 공급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관련 근거도 없이 행정 편의적으로 규제를 만들어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토부는 이를 새로운 규제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도시 관리 차원에서 업무 때 참고하도록 ‘가이드’를 준 것”이라며 “이를 규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노 장관의 규제 완화 발언에 따라 현장에 적용된 가이드라인이 다시 뒤집힌다 해도 이 역시 혼선을 더욱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심 내 기반 시설 부족을 주거용 오피스텔 탓으로 떠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오피스텔 건축을 늘리도록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과 장관의 말과 가이드라인이 모두 다 따로 놀고 있다”며 “무엇을 믿고 따르라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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