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5개사가 동시다발적으로 기업공개(IPO) 일반 청약에 나선다. 지난 주 56조 원을 모은 현대중공업의 증거금이 환불 되면서 머니무브를 기대하는 공모기업들의 투자자 모시기가 한창이다. 스팩부터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이커머스 플랫폼 등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 월요일 일반 청약의 포문을 여는 곳은 ‘신한제8호기업인수목적’이다. 여느 스팩과 마찬가지로 공모가 2,000원으로 일반 투자자들을 찾는다. 스팩은 우회상장을 위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지만 최근 공모주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공모주기도 하다. 지난 6월 삼성머스트스팩5호가 상장 이후 주가가 치솟으면서부터다. 금융당국이 스팩 주가 과열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지만 지난 2~3일 유진스팩7호가 3,90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등 투자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상장 이후 3년 동안 합병에 실패하면 원금에 이자까지 더해 환불해주기 때문에 증시 불확실성이 높을 수록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유망 기업과 합병하면 더 큰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바이오플러스도 13~14일 청약에 나선다. 고분자 생체재료 기반의 의료기기와 바이오 제품 전문 기업으로 대표 상품은 미용성형 제품인 더말필러(Dermal Filler)와 메디컬디바이스 분야의 유착방지제, 관절조직수복재 등이다. 눈에 띄는 점은 기관 투자가들이 좋은 평가를 내렸다는 점이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1,220대 1에 이르며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인 3만 1,500원으로 확정했다. 단순히 참여 기관만 많았던 것은 아니다. 참여 기관의 99.7%가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일반 청약은 키움증권에서 진행한다.
두 회사에 청약하지 않더라도 투자 기회는 또 있다. 14~15일 에스앤디, 프롬바이오, 실리콘투 등이 동시 청약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중 공모가가 확정된 기업은 에스앤디다. 에스앤디는 수요예측에서 173대 1의 다소 낮은 경쟁률로 공모가를 2만 8,000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제시한 밴드(3만~3만 2,000원)의 하단보다도 낮은 가격. 다만 공모가 하향조정이 전화위복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코넥스 주가(9일 종가 3만 2,000원)보다 낮은 수준의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롬바이오와 실리콘투는 13일 공모가를 확정 공시하고 다음 날부터 일반 청약에 나선다.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프롬바이오는 외형 성장이 돋보이는 기업이다.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연평균 58.5%의 높은 성장률로 지난해 매출액 1,080억을 달성했다. 대표제품은 ‘관절연골엔 보스웰리아’ ‘위건강엔 매스틱’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210억 원을 달성했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실리콘투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앞세워 일반 투자자들을 찾아 나선다. 국내 최대 규모의 K-뷰티 온라인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이 실리콘투의 작품이다.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200개 이상의 K뷰티 브랜드를 판매하는 온라인 역직구몰로 100만 명 이상의 고객들이 K-뷰티 트렌드에 적합한 제품을 구매, 소싱할 수 있다. 특히, 해외 거래 시 큰 장벽이었던 통관, 결제, 배송 문제를 현지화 사이트와 결제 시스템 구축으로 해소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희망 공모가는 2만 3,800~2만 7,200원으로 주관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이다.
한 IPO 관계자는 “8월 말부터 SK리츠, 현대중공업 등 굵직한 공모주들이 연속 청약에 나섰다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알짜기업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SK리츠부터 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진 증거금 뭉칫돈의 머니 무브를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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