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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퇴직연금, 갈아타도 될까요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코로나19 이후 일어난 투자 열풍이 퇴직연금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퇴직연금을 확정급여형(DB형)에서 확정기여형(DC형)으로 바꿀 수 없느냐는 문의도 부쩍 늘었다. DB형을 DC형으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에 답하기 전 DB형과 DC형의 차이를 먼저 알아보자.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퇴직 급여 재원을 회사 바깥 금융회사에 맡겨두는 제도이다.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근로자가 퇴직 급여를 수령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회사에 맡겨둔 퇴직연금 적립금을 누가 운용하느냐에 따라 DB형과 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적립금을 회사가 운용한다. 이익이 나면 회사에 귀속되고 손실이 나도 회사가 책임진다. 적립금 운용 성과와 무관하게 근로자가 받는 퇴직 급여는 법에서 정한 산식에 따라 정해진다. 퇴직 이전 30일분 평균임금에 계속근로기간을 곱해 나온 금액을 퇴직 급여로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DB형은 근로 기간이 늘어나면 임금도 함께 인상돼 퇴직 직전 임금이 정점에 도달하는 연공서열 방식 임금 체계에 유리하다. 반면 임금이 줄면 퇴직 급여도 함께 줄어들게 되므로 연봉제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임금 상승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DB형이 갖는 매력이 떨어진다.



DC형은 적립금을 근로자가 운용한다. 회사가 근로자 각각의 명의로 된 퇴직 계좌를 만들어 근로자가 1년 일할 때마다 한 달 치 급여 이상에 해당하는 돈을 해당 계좌로 이체해 준다. 근로자는 이체된 돈을 굴릴 금융 상품을 직접 선택해 운용에 책임을 진다. 임금 상승률보다 더 나은 수익을 낼 자신이 있다면 DB형보다 DC형이 유리한 셈이다.

그러면 이미 DB형에 가입한 근로자가 DC형으로 갈아탈 수 있을까. 회사에 따라 다르다. 우선 회사에서 DB형과 DC형 퇴직연금제도를 모두 도입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DB형 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이 추가로 DC형을 도입해 근로자에게 전환권을 주는 곳도 늘었다. 특히 연봉제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DC형을 추가로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전환 시기와 방법도 회사마다 다르다. 1년에 한두 번 정해진 기간에 전환 신청을 받는 곳이 많지만 근로자가 희망할 때마다 수시로 전환해 주는 곳도 있다.

다만 전환은 신중해야 한다. 일단 DC형으로 바꾸고 나면 다시 DB형으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전환을 고민한다면 먼저 임금 상승률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미래 임금 상승률이 둔화돼 투자 수익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면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실적에 따라 임금이 들쭉날쭉한 연봉제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임금피크 대상자로 향후 임금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DC형으로 바꿔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DC형으로 전환을 결심했다면 연금 사업자와 투자 상품 선정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퇴직 연금 사업자로는 은행·증권·보험사가 있는데 사업자를 택할 때는 서비스 역량은 물론 제공하는 금융 상품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려면 증권사를 선택해야 한다. 또 투자 상품을 고를 때는 위험 자산 투자 한도를 살펴야 한다. 현행법에서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 중 70%까지만 위험 자산에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주식 편입 비중이 40%를 넘는 펀드와 ETF는 위험 자산으로 분류돼 적립금의 일부만 투자할 수 있다. 반면 국내외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인 타깃데이트펀드(TDF)의 경우 주식 비중이 80%를 넘지 않고 목표 시점 이후 주식 비중을 40% 밑으로 유지한다면 위험 자산으로 보지 않기에 적립금의 전부를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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