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장보기가 일상이 된 코로나19 시국에서도 매년 20% 이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이마트가 운영하고 있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연 매출 3조 원 돌파가 확실시 되는 트레이더스는 온라인 기업으로의 전환을 천명한 이마트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고속 성장 비결을 단순히 늘어난 '집밥'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대량 매입으로 단가를 구조적으로 낮춰 할인점 업의 근간이 되는 '상시 초저가'를 구현하고 최적화된 구색으로 반복 구매를 불러 고객을 '록인(Lock-In)'한 전략이 트레이더스를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 만들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의 매출은 올해 20% 가까이 늘어난 3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2010년 1호점을 오픈한 후 10년 간 매출이 60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2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오픈 6년 만인 2016년에 1조 원을 넘어섰고, 온라인 공세가 거세던 지난해에도 23% 증가한 2조 8,946억 원을 기록하며 3조 원 돌파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올해도 상반기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매장 수도 2010년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20호점으로 확대했다. 내년에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21호점을 오픈한 후 매년 꾸준히 신규 출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온라인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회원비가 없는 열린 창고형 할인점 콘셉트로 운영 중이며 일반 대형마트 대비 평균 8~15% 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대용량 상품을 판매해 매입 원가를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오리온 초코파이의 경우 60개입 대용량을 1만 5,98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일반 대형마트 대비 용량은 2배 이상이지만 100g당 가격은 683원으로 오히려 대형마트 유사 상품 대비 10% 이상 저렴하다.
대용량 상품에 더해 트레이더스만의 공간 활용도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는 비결 중 하나다. 트레이더스는 창고형 할인점의 특성상 층고가 9m를 넘어서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수직형 적재가 가능하다. 이 덕분에 별도의 창고가 필요 없고 박스 채 진열을 할 수 있어 운영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절감한 비용을 판매가 책정에 반영해 가격 경쟁력에 있어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반 대형마트 대비 적은 상품 수도 역설적으로 트레이더스에서는 강점이 된다. 트레이더스는 대형마트가 대형 점포 기준 최대 10만 개에 달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5,000개 안팎의 상품이 전부다. 언뜻 보면 선택지가 좁아 구매에 불편함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높여 재구매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엄선된 상품을 통해 고객들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며 "고객 만족 경험은 곧 재방문, 반복 구매로 이어져 매출 상승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레이더스는 상품 회전율을 높여 고객들이 항상 매장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쇼핑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트레이더스는 총 5,000개에 달하는 상품 중 약 60%를 교체했다. 이처럼 높은 상품 교체율은 매번 같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이전과 또 다른 상품 구색을 제안하며 트레이더스의 기존점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시즌 상품도 일반 대형마트보다 2~3개월 먼저 입점시켜 상품 트렌드를 선도하고 매출을 조기에 끌어올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의 창고형 할인점으로서 시장 선두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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