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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역대 최대 규모' 아모레퍼시픽 코스알엑스 투자 배경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 끝 최종 투자자로 선정

소수지분 우선 투자…유연한 구조 제안

50대 젊은 대표 체제…과감한 투자 결정

코스알엑스 마케팅 능력 높이 평가





아모레퍼시픽(090430)이 국내 더마코스메틱 전문회사 코스알엑스 투자를 공식화했다. 그동안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다소 소극적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등 강력한 경쟁 후보를 제치고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1,800억 원 투자를 단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7일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1,8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코스알엑스 측 매각 자문은 삼일PwC가, 아모레퍼시픽 측 인수 자문은 삼성증권이 맡았다. 코스알엑스 측은 조용하고 신속한 거래 성사를 위해 공개 경쟁입찰이 아닌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을 택했다. 아모레퍼시픽 외에 글로벌 화장품 기업 등 복수의 원매자가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한 곳으로, 보유 브랜드 수가 수십 개에 달한다. 수년 전 국내에서 대규모 M&A를 단행한 후 추가 투자 기회를 살피고 있던 중 코스알엑스를 점찍어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승자를 가른 건 각 원매자가 제안한 투자 구조였다. 아모레퍼시픽은 경영권 인수가 아닌 소수지분을 우선 인수한 후 추가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인수하면서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지분 57.6%에 대해 2014~2025년에 걸쳐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장받은 것이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높은 가격으로 승부를 내기 보다 유연한 투자 구조를 제안해 매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투자 소식에 시장은 놀라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이 그동안 M&A에 적극적인 기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자금액 1,800억 원은 회사 설립 이래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아모레퍼시픽이 단행한 투자 중 규모가 컸던 거래는 지난 2011년 300억 원에 인수한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현 구딸파리) 인수와 2020년 488억 원을 투자한 호주 스킨케어 브랜드 래셔널그룹 소수지분 인수가 전부다.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이 가능했던 건 지난해 말 선임된 김승환 대표이사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드(THAAD)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연이은 악재로 실적 악화를 겪다 지난해 말 당시 인사조직실장(전무)이었던 김 대표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서경배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그룹을 이끌면서 국내외 법인과 계열사 경영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올 들어 이커머스 기업을 중심으로 어느 때 보다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50대의 젋은 대표 체제가 되면서 보다 과감한 의사결정이 가능해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이 투자를 마친 기업은 △프로바이오틱스 업체 '에이치이엠' △여성복 브랜드 ‘유얼네임히얼’ △호주 스킨케어 기업 ‘래셔널그룹’ △이커머스솔루션 업체 '더커머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알엑스씨' 등 5곳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가 보유한 제품력과 더불어 온라인 기반의 마케팅 능력을 높이 평가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2013년 설립한 코스알엑스는 프로폴리스 앰플과 젤클렌저, 패치 등 더마코스메틱 제품이 강점이 있는 회사다. 연매출 규모는 800억 원 수준이다. 유투버, SNS 인플루언서 등을 적극 활용한 마케팅이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성공하면서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 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 매출이 80%에 달한다. 디지털 전환과 해외 진출 확대를 그룹의 주요 목표로 둔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투자를 통해 국내외 젊은 층을 대상으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알엑스로선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연구·생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다. 거래가 마무리되는 지분 취득 예정일은 10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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