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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AI가 찾으면, 드론이 섬멸한다...육군 전투체계의 변신

[육군 '아미타이거4.0' 체험해보니]

정찰드론으로 건물 안팎 적군 정찰

무인차와 자폭드론으로 경계병 제압

차륜형 장갑차으로 장병 신속 기동

워리어플랫폼 입고 건물 속 적군 소탕

기자들이 사격 체험해보니 백발백중

軍 2030년대까지 단계적 전력화 추진

삼성,현대차,한화,LIG넥스원 등 개발

부품국산화, 납품·관리 지속성 등 숙제

보안위협 '중국산' 배제토록 정비해야

육군의 아미타이거4.0 전투실험에 투입된 첨단 전력들이 전시되어 있다. 차륜형 장갑차 K808(뒷줄 좌우 4대), 다목적 무인차량(가운데줄 좌우 맨끝 2대), 정찰용 무인기 등의 모습. /사진제공=육군




Army TIGER 4.0 전투실험 현장에서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들이 K808 차륜형장갑차(왼쪽)에서 하차한 후 중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다목적 무인차량의 엄호를 받으며 적진으로 진입하고 있다./사진제공=육군


#지난 9월 16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의 건물지역훈련장에선 첨단 과학기술이 동원된 모의교전이 벌어졌다. 북한 시가지를 연상케 하는 야트막한 건물들의 상공으로 쿼드콥터 형태의 아군 ‘정찰드론’ 여러 대가 상공에서 떠올랐다. 정찰드론이 광학장비로 작전지역 일대를 동영상으로 촬영하자 인공지능(AI)이 영상 속의 적군들을 즉시 식별해 표시했다. 도로와 건물 앞·옥상 입구에 5명의 적군들이 은폐·엄폐한 것을 알려준 것이다.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헥사콥터 모양의 ‘소총드론’이 상공에서 소총 사격을 실시해 식별된 적군들을 제압했다. 또한 손바닥 정도 크기의 헬기 모양 ‘초소형드론’이 건물 주변에 접근해 체공하며 열상광학장비 등으로 건물 내 은폐한 적군들을 정찰·식별해내자 ‘소형 자폭드론’이 창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진입해 적군들을 폭사시켰다.

아미타이거4.0 전투실험 현장에서 K2소총을 장착한 소총사격드론이 사격하고 있다. /사진제공=육군


이어서 현대로템이 개발한‘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달려가 건물 앞 도로에 놓인 철조망과 자동차 등 장애물들을 굴삭팔 등으로 순식간에 철거했다. 정찰드론이 건물 옥상에 잔존한 적군들을 발견하자 이번엔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차량형 로봇인 ‘다목적무인차량’이 중기관총으로 제압했다. 외부에서 경계를 서던 적군들이 모두 사살되자 아군의 엄호용 연막 지원을 받으며 ‘K808’ 차륜형 장갑차가 건물지역으로 돌입했다. 해당 장갑차에 탑승했던 분대 규모 병력들은 즉시 하차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이들 병력은 일명 ‘워리어플랫폼’으로 명명된 첨단 개인전투장비를 입고 있었다. 이들 병력은 워리어플랫폼에 장착된 삼성전자 스마트장비 등으로 실시간으로 교전상황과 작전 정보 등을 전달받고, 각종 광학장비 등이 장착된 소총으로 교전하면서 건물 진입 3분여만에 잔존 적군 소탕작전을 완료했다.

육군이 전력화를 추진 중인 국산 장애물개척전차 K600의 기동 장면/인제=민병권 기자


육군은 지난 15~16일 과학화 전투훈련단에서 국회 관계자, 기자단 등을 초청해 이 같은 미래 지상전투체계들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것은 육군의 3대 전투체계인 ‘아미타이거4.0’, ‘드론봇 전투체계’, ‘워리어플랫폼’이다. 이중 가장 상위 체계는 아미타이거4.0인데 육군은 오는 2023년까지 해당 체계의 개발 및 성능검증 등을 위한 전투실험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어서 2024~2025년에 차륜형장갑차 2개 대대 규모로 시험 운용한 뒤 사단 및 여단급 부대로 점차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육군의 아미타이거 4.0 전투실험 현장에서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들이 건물 내 적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육군


◇‘초지능·초연결 전투’시대 연다=아미타이거4.0은 지능화, 네트워크화, 기동화를 지향하는 첨단 전투체계다. 전투 현장의 아군들을 초고속통신망으로 연결해 전투 장병들과 드론봇들이 각각 보내오는 동영상, 음성, 전장상황 정보 등을 함께 공유하고 지휘소는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작전을 운용하는 ‘초연결 전투’를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입수되는 전장의 상황정보를 AI가 즉각 분석해 적을 식별하고, 유효한의 대응수단을 제안한다. 이 같은 AI 도움으로 지휘부와 장병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투상황을 보다 빨리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아군 장병들은 차륜형 장갑차를 타고 안전하고 빠르게 기동할 수 있다.

육군이 개발을 추진 중인 수직이착륙 드론/인제=민병권 기자


육군은 이 같은 아미타이거4.0체계를 2030년대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전력화할 예정이다. 그런 차원에서 내년도 정부예산안에는 1조6,107억원 규모의 사업예산이 편성됐다. 근거리정찰드론, 사단정찰용 UAV, 차륜형장갑차, 차륜형지휘소차량, 군위성통신체계-2을 비롯한 30개 전력화 요소가 포함돼 있다. 육군은 이후 2020년대 후반까지 55개의 추가 전력화 사업을 추진한다. 이는 지능형무인지상감시센서, 초소형정찰드론, 여단정찰드론, 통신중계드론, 여단공격드론, 기동형통합감시체계, 다기능레이더, 다목적 무인차량, 무인경전투차량, 유무인복합소형전술차 등을 포괄한다. 이어서 2030년대 중반까지는 40개 전력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게 육군의 방침이다. 해당 40개 전력화 요소로는 생체모방형 드론, 전투원기동수송드론, 지능형소형정찰로봇, 지능형의사결정지원체계, 지능형공중장애물, 무인화포, 육군지휘통신체계, 통합드론관제체계, 성층권비행선 등의 사업이 담긴다.

육군은 이와 더불어 ‘아미타이거 4.0 XR’의 개발 추진사업도 지난 5월부터 실시했다. 이는 가상·증강현실(AR·VR) 기술 등을 활용해 장병들이 아미타이거4.0과 같은 미래 첨단장비 기반의 전투경험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시스템이다.

육군의 아미타이거4.0 전투실험 현장에서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들이 K808 차륜형장갑차에서 하차한 후 적진으로 진입하고 있다./사진제공=육군


◇로봇과 함께 싸운다=육군은 이번 시연행사에서 전투 지원을 위해 개발 중인 각종 로봇, 드론 등을 선보였다. 현대차가 인수한 로봇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견마로봇’을 비롯해 한화디펜스의 ‘다목적 무인전투차량’과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LIG넥스원의 ‘정찰·타격 복합형드론’ ,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자율터널탐사로봇’ 등 대기업 및 정부연구기관의 첨단 제품들이 전시됐다. 또한, 화인코악의 휴대용 ‘캐니스터 발사용 무인기’, 휴인스의 ‘통신중계드론’, 성우엔지니어링의 ‘다목적 무인헬기’, 그리폰다이나믹스의 ‘재머 및 포획드론’, 아고스의 ‘기동형 탐지/재밍시스템’ 등 중견·중소기업들의 개발품들도 선보였다.

육군이 개발 및 전력화를 추진 중인 정찰용 드론/인제=민병권 기자




육군은 이처럼 로봇, 드론 등 무인전투체계와 유인전투체계를 복합한 ‘드론봇 전투체계’를 점진적으로 전력화할 예정이다. 특히 제대별로는 정찰드론 및 공격드론을 운용하고 여기에 미사일 포병이 함께 연계돼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무인 복합 중·경전투차량과 인원수송드론, 다목적 무인차량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2025년까지 기반체계가 구축되고, 2027년까지 주요 부대에 드론봇 전투체계가 전력화된다. 이후 2030년까지 모든 부대에 해당 체계를 전력화하겠다는 게 육군의 청사진이다. 이중 여단급 이상 부대가 운용할 드론 및 로봇은 육군 및 정부의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확보하고, 대대급 이하 부대를 위한 드론은 상용드론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육군이 개발 및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자폭드론의 모습 /인제=민병권 기자


◇개인전투장비의 선진화=워리어플랫폼은 육군이 추진하는 3대 전투체계중 가장 일선 장병들의 체감도가 큰 사업이다. 길게는 수십년 가까이 써온 각종 구형 개인전투 장비 및 장구류를 최신 제품으로 물갈이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전투부대원 개개인이 전투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치명성’을 향상하고, 전투형장에서 생존성을 높이도록 ‘방호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전투원들과 지휘부, 각종 유·무인전투체계들이 서로 통신으로 연결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내용도 담겼다.

워리어플랫폼은 총 29종의 개인 전력지원체계(피복류 10종, 장구류 10종, 전투장비 9종)로 구성된다. 특히 소총에 부착할 광학장비(조준경, 확대경, 레이저표적지시기, 원거리 조준경 등)는 어둠 속이나 원거리에서도 사격을 가능케 해주어 주야간 전투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육군 관계자가 손바닥 정도의 크기로 제작된 정찰용 초소형 드론을 소개하고 있다. /인제=민병권 기자


본지 기자가 실제로 워리어플랫폼이 적용된 소총을 체험해보니 그 성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3배율 조준경 조준사격 및 레이저 표적지시기 지향사격으로 각각 5발씩 쏴보니 모두 표적의 중심부에 명중했다. 탄착군도 흩어지지 않고 표적 중앙에 모여 해당 전투체계의 실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워리어플랫폼이 적용되지 않은 일반 K2소총의 가늠쇠로 조준사격해보니5발중 4발만이 표적을 맞췄고, 그마저도 탄착군이 흩어졌다.

이날 사격 시험에 참가한 기자들중 소총을 처음 접해본 또 다른 기자는 일반 K2소총의 가늠쇠 조준사격에선 표적을 맞추지 못했으나 워리어플랫폼의 레이저 표적지시기로 지향사격을 한 결과 5발 모두 표적 중심부에 탄착시킬 수 있었다. 실전이었다면 이 같은 명중률의 차이가 장병 각 개인의 생사는 물론이고 전투의 양상도 판가름했을 것이다.

장구류중 방탄복은 방탄판 등을 삽입하면 소총탄도 방호할 수 있고, 임무에 따라 3가지 타입으로 개발돼 전투현장에서 생존성과 기동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장병들이 입게될 워리어플랫폼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개개인의 교전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공유하게 된다. 헬멧에는 고글 형태의 영상전시기를 부착할 수 있는데 장병들은 이를 통해 드론 등이 전송한 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현장에 전시된 워리어 플랫폼용 개발 장비 중에선 특히 장병의 몸통에 장착되는 스마트통신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을 기반으로 한 이 장비를 통해 장병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지휘부와 전장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간부 및 장병 등이 과학화전투훈련(KCTC)의 모의교전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홍보동영상 캡처)


◇향후 과제는=이 같은 육군의 3대 체계가 안착하기 위해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드론을 비롯한 주요 장비의 부품 국산화기 시급하다. 현재 국내 드론 및 로봇 관련 업체중 상당수는 영세하거나 창업한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업체인 경우가 많아 핵심 부품 등을 자체 제작하거나 국내에서 조달하지 못하고 중국 등 해외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 전자제품 등에는 스파이웨어 등의 보안위험요소가 심어져 있을 우려도 있고, 내구성 등이 미흡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배제하고 국산 및 서방 선진국 제품으로 부품·소프트웨어를 적용할 수 있도록 군 조달 입찰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과도한 저가 입찰경쟁도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워리어플랫폼 등의 일부 품목들은 거의 매년 입찰경쟁을 통해 납품가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조달되고 있다. 이를 통해 육군은 장비 획득예산을 절감하고, 납품업체들의 가격 및 품질경쟁 향상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주 납품업체가 바뀌다 보니 매년 납품되는 제품이 달라 장병들의 해당 장비 사용 숙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사후 관리(A/S)를 지속적으로 받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일선의 군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개발하는 장비들이 실전 작전에서 유용하도록 보다 성능과 규격을 정교화할 필요성도 지적된다. 일선의 군 간부는 “아직은 드론의 비행시 소음이 커서 적에게 발각되기 쉽고, 탑재 중량이나 완충후 배터리 운용시간상의 한계로 인해 실제 작전에서 지속적으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워리어플랫폼의 일부 타입은 전면 방탄판 삽입 위치가 너무 낮아서 심장 등을 보호하지 못하는 디자인”이라며 “무게중심도 앞으로 쏠려 실제 작전중 입고 기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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