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비수도권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최근 2주간 확진자 10명 중 4명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다음주에는 하루 확진자가 4,000명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다음 주에 오는 10월 4일부터 시행할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현행 거리 두기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의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면 방역 수칙을 유지 혹은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주간(9월 18~24일)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1,858.0명이다. 수도권이 1,399.6명으로 직전 주(9월 11~17일)의 1,361.1명보다 38.5명(2.8%) 늘었다. 특히 비수도권은 458.4명으로 직전 주(404.7명) 대비 53.7명(13.3%) 증가했다. 그동안 수도권 지역 확산세가 높았던 것이 비수도권으로도 전이되는 모습이다.
서울에서는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과 관련해 확진자가 108명 늘어 총 561명이 됐다. 용산구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 관련 사례에서는 총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 서구-달성군 유흥주점과 관련해서는 누적 확진자가 77명, 대구 서구 목욕탕과 관련해서는 확진자가 총 99명으로 늘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연휴 전부터 지속되던 수도권의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추석 연휴 기간 전국적인 이동량 증가로 인해 비수도권의 확진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최근 2주간 확진자 중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조사 중’ 비율도 38.0%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2주간 방역 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2만 5,773명 가운데 9,791명은 감염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다. 역학조사가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통제관은 “현재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약 98.5% 정도인데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3배 정도 빠르고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 전부터도 감염이 돼 감염원을 찾기 어렵다”며 “델타 변이의 특성을 감안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방안도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다음 달 3일 종료되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를 다음 주 초반까지의 유행 상황을 분석한 뒤 조정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 영향으로 다음 주까지 확산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행 거리 두기 단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거리 두기 조치를 완화하면 ‘신호’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확산세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단계를 유지하는 선에서 하나씩 빼는 정도가 장기적 관점에서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싱가포르처럼 접종 완료율을 최대한 올린 다음에 방역 조치를 천천히 완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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