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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엔솔, 고려대에 '배터리 학과' 설립…인재 직접 키운다

대학원 계약학과 개설…27일 설명회

전기차 급성장 속 인력 수급 고육책

"대학 정원 규제 풀어 인재양성 시급"





LG에너지솔루션이 고려대와 차세대 배터리 부문 인력 양성을 위한 계약학과를 설립했다.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는 전기자동차 시장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핵심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직접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기업과 대학이 배터리 학과를 개설하는 것은 처음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와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 2022년 전기 대학원 신입생 모집 과정에 돌입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배터리 소재 및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하는 ‘배터리공학’ 부문과 보안·디지털트윈 등을 연구하는 ‘스마트팩토리’ 부문에서 신입생을 각각 선발하게 된다.



박사과정과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운영되는 계약학과 과정을 끝내고 학위 취득과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에 입사하는 구조로 짜였다. 이번 계약학과에는 신소재공학과·화공생명공학과·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다. 고려대는 오는 27일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 입학 설명회를 개최해 자세한 내용을 안내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특정 대학과 계약학과를 설립해 인재 모집에 나선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LG전자 등 반도체·전자 업체는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등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만들어 전문 인력을 선발해왔다. 하지만 그마저도 다른 학과와의 형평성 문제로 일부 대학에서 큰 반발에 부딪혔고 상대적으로 초기 시장인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인재 육성 통로가 부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특정 대학과 박사과정 신설을 통해 인재 양성에 나선 것은 그만큼 핵심 인력 수급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내 2차전지 분야에서 석박사급 연구·설계 인력은 1,013명, 학사급 공정 인력은 1,810명가량 부족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규제의 벽에 막혀 관련 학과 인원을 대폭 늘릴 수 없는 현실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자·배터리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 인력 확보가 시급한데도 수도권 규제 때문에 각 대학이 필요한 과의 정원을 충분히 늘릴 수 없다”며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인원을 조정해 우리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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