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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약속했던 '통일 펀드' 청산위기···1년새 300억 이탈

20여개 중 남은 4개 순자산 181억

설정액 100억 이상은 '삼성통일'뿐

겉도는 남북관계에 3년새 600억 썰물

차별화 운용전략·정책모멘텀도 부재





‘통일은 대박’이라는 취지로 설립된 통일펀드가 청산 위기에 놓였다. 그동안 남북 관계가 공회전만 거듭하면서 통일펀드 역시 대규모의 자금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대북 영양 및 보건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단체들에 100억 원 한도에서 지원키로 한 데 이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종전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등 남북 관계가 변곡점을 맞게 되면서 통일펀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통일펀드 4개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 23일 기준 181억 원으로 집계됐다. 통일펀드들은 연초 이후 198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으며 1년(300억 원), 3년(604억 원) 등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통일펀드 중 설정액이 100억 원을 상회하는 것은 ‘삼성통일코리아[자]1(주식)A’가 유일했다. 삼성통일코리아 펀드는 이달 23일 기준 순자산 총액이 133억 원으로 연초 이후 69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주식)A’는 순자산 총액이 45억 원이었고,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플러스[자](주식)S형’과 ‘브이아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자](주식)A’는 각각 2억 원, 1억 원에 불과했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뒤 20여 개의 통일펀드가 출시됐다. 통일펀드는 ‘통일’이라는 테마 전략을 갖고 남북 경협주를 편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됐으나 특정 산업군이나 종목을 한정 지을 수 없고 세제 혜택도 없다 보니 사실상 운용 전략이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권이 바뀌고 남북 관계가 급진전되는 듯했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등 이렇다 할 이슈가 없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대부분의 통일펀드는 자금 이탈로 청산됐고, 현재 4개 펀드가 운용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자금 이탈이 이어져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통일펀드는 다른 펀드에 비해 차별화된 투자 전략이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삼성통일코리아 펀드의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남북 경제협력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펀드 편입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19.41%)·카카오(4.28%)·SK하이닉스(4.07%)·현대차(3.68%) 등 대장주들을 대거 편입하고 있어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다른 펀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 펀드 역시 남북한 통일로 인해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인프라 투자 관련 주, 식료품·의료 관련 주 등에 투자한다는 취지지만 실제 편입 종목은 삼성전자(19.95%)·현대차(5.00%)·SK하이닉스(3.67%)·삼성물산(3.27%)·기아(2.05%) 등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들은 통일펀드의 실패가 정책 펀드의 모멘텀 한계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책 의지가 임기 초기 끝나다 보니 펀드에 자금이 유입될 모멘텀이 지속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또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출시 전략이 한때 유행을 타고 일관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통일펀드는 북핵 리스크, 정치적 이슈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이에 따라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라며 “관제펀드는 특별한 운용 전략을 갖고 출시된 만큼 차별화된 스타일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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