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는 결국 돈을 잘 벌 수 있는 기업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기업의 수익이 좋아야 기업의 시장 지배력도 높아지고 번 돈으로 투자를 늘려 성장성도 높이고 또 주주들에게 배당도 늘릴 수 있으니까요. 시장에서는 성장주다 가치주다 얘기가 많지만 결국 성장주 역시 미래에 엄청 돈을 잘 벌 것 같은 기업을 말하는 것이니 결국 실적이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내달부터 시작될 3분기 '어닝 시즌'에 앞서 실적 전망이 좋아지고 있는 기업들을 증권사가 발간한 기업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번 추려봤습니다.
대한항공·LX세미콘·카카오게임즈 추정 이익 많이 높여
9월 1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17일까지 발간된 증권사의 기업 리포트는 총 383개였습니다. 이중 132개 보고서가 3분기 실적이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업별로 여러 개의 보고서가 나온 경우도 있어 이익 상향 의견을 받은 기업으로만 추려보니 71곳이었습니다.
3분기 이익 추정치가 가장 큰 폭으로 상향된 곳은 대한항공이었습니다. 2개 증권사가 대한항공 관련 리포트를 발간했는데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대한항공의 3분기 추정 이익 평균치는 2,685억 원이었습니다. 종전 전망치가 525억 원이었으니 5배 이상(411.43%)을 올렸습니다. 대한항공에 대한 현재 증권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1,517억 원)보다도 1,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2위는 LX세미콘이었습니다. 옛 실리콘웍스로 LG그룹이 계열분리를 하면서 사명이 바뀌었습니다. LX세미콘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품을 제조하는 업체입니다. 뒤에서 얘기하겠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들의 실적이 높아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LX세미콘의 수정 전망치는 2,730억 원, 이전 전망치는 918억 원으로 3배(197.39%)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1,175억 원입니다.
3위는 요즘 죽 쑤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였습니다. 3분기 예상 이익은 773억 원으로 이전 추정치 354억 원보다 2배 정도 늘었고, 미술품 경매 시장이 활기를 보이면서 서울옥션이 29억 원에서 63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이외에 대한제강(347억 원→601억 원), 솔루스첨단소재(83억 원→123억 원) 순이었습니다.
전기전자·2차전지·화학·철강·건설업 등 눈높이 올라
업종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이익 상향 빈도가 가장 높은 업종은 전기·전자 업종입니다.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데요. 국내 증시에서 전기·전자 업종에 속하는 기업 비중이 높은 것도 이유일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2차전지 등 관련 업종의 상황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완성품보다는 소부장 기업들의 이익 개선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반도체의 경우 디램 가격 하락 가능성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 정도가 적은 반면 최근 이들 기업이 투자를 늘리면서 소재, 장비 기업들이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추정 실적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이는 화학 기업들의 이익 상향이 많았던 것과도 연관 있어 보이네요.
특이할 만한 점은 일반적으로 경기 민감주로 분류되는 철강, 화학, 건설, 유통 업종에서 이익 상향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71개 상향 기업 중 화학 기업이 10곳, 건설 7곳, 유통 5곳, 철강 4곳이었습니다. 이들 업종의 업황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본격적인 '어닝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증시가 불안할 땐…실적 개선 종목에 관심을
기업의 주가가 무조건 실적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실적 발표 전에 개선된 이익 전망치가 주가에 선반영될 수도 있고, 기업의 이전 실적 추이에 따라 과소평가나 과대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실적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고요. 단기적으로 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끼칠 종목을 찾는다면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 중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합니다.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은 앞으로 상황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기업입니다. 물론 그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있다는 전제가 돼야 하겠지만. 실적은 기업의 주가에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영향을 줍니다. 한 분기 실적만 보지 말고 분기별로, 연도별로 연속된 실적 추이를 보고 꾸준한 기업에 중장기 투자를 한다면(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성과는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