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주식 신용 매매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27일 “향후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주식 신용거래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민원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융 당국이 지난 2012년 소비자경보제도 도입 이후 신용 매매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날 당국이 내놓은 경보는 ‘주의’로 주의·경고·위험 중 강도가 가장 낮다.
금감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6조 6,000억 원 수준이던 신용 융자 규모가 이달 13일에는 4배에 달하는 25조 7,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개인별 신용 융자 규모가 담보 비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자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증권사가 기계적으로 매도하는 반대매도도 7월 일평균 42억 1,000만 원에서 8월에는 84억 8,000만 원으로 늘며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수 거래의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도 190억 8,000만 원에서 246억 4,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신용거래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는 주가가 오르면 추가 이익이 발생하지만 하락 시에는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에는 반대매매를 통해 시장 전체 낙폭을 키우기도 한다.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 신용거래 담보 유지 비율에 미달할 경우 증권사는 추가 담보 납입을 요구한다. 만약 투자자가 기한 안에 추가 담보를 납입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주식을 전날 종가에서 일정 비율(통상 15~20%) 할인한 가격으로 매도한다. 이때 한꺼번에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경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해 추가적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투자 손실이 더 불어난다. 매도 금액이 신용 융자 잔액에도 못 미친다면 소위 ‘깡통 계좌’가 돼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금감원은 “최근에는 금융회사의 대출 한도 관리가 강화되고 시중금리도 상승세라 주가가 갑자기 하락했을 때 추가 담보 납입을 위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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