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 빅(VIC)마켓 사업 확장을 통한 재도약에 나섰다. 빅마켓은 경쟁에 밀려 한 때 사업 철수설이 돌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가성비 중심의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확산하고, 창고형 할인점 시장이 주목받자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내년 초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빅마켓으로 전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점포 수를 2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이와 함께 사업 비전을 ‘언제나 새로운 상품으로 고객 가치를 지향하는 창고형 매장’으로 새롭게 정했다.
빅마켓은 지난 2012년 금천점을 시작으로 한때 매장을 5곳까지 늘렸으나, 현재 금천점과 영등포점 2개 점포만 운영 중이다. 경쟁사인 이마트(139480)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의 성장세에 밀려 한 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한 탓이었다. 심지어 빅마켓 MD조직이 롯데마트 사업부로 흡수되며 일각에서는 철수설이 돌기도 했다.
새롭게 출점하는 빅마켓은 경쟁사의 창고형 할인점이 없는 호남권과 창원지역에 우선 문을 연다. 상대적으로 창고형 할인점의 이용 경험이 적은 지역에 새로운 쇼핑 체험을 제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이후 2023년에는 수도권에 진입해 창고형 할인점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가 이처럼 빅마켓 재도약에 나선 이유는 창고형 할인점이 오프라인 기반 유통 사업 중 여전히 성장성이 큰 업태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국내 할인점 시장을 일반 대형마트라고 불리는 ‘하이퍼’ 형태와 ‘창고형’ 형태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18년 하이퍼 77.8%, 창고형 22.2%이었던 매출 비중이 지난해 하이퍼 74.7%, 창고형 25.3%로 나타나며, 창고형 할인점의 비중이 커졌다. 실제 현재 운영 중인 빅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도 지난해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빅마켓은 합리적 가격의 대용량, 엄선된 상품이라는 창고형 할인점의 기본 가치 외에 기존 빅마켓의 강점인 신선 식품을 더욱 특화할 예정이다. 또 지역 거점 점포로서의 쇼핑 편의성 강화를 위해 리빙 전문점과 와인 전문점 등 카테고리 전문 매장을 연계한다.
아울러 자체 브랜드(PB) 개발을 가속화하고 해외조달 상품을 확대하는 등 상품 차별화를 시도한다. 특히 PB·해외조달 상품의 비중을 2023년까지 전체 상품의 30%로 확대한다. 또 신선 시그니처 상품 및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을 개발하는 등 빅마켓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 개발하고, 카테고리별 1등 NB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을 보강할 계획이다.
신주백 롯데 빅마켓 부문장은 “창고형 할인점은 여전히 매력있는 오프라인 유통 업태라고 판단해 사업을 확장을 결정했다”며 “언제나 새로운 상품으로 고객가치를 지향하는 창고형 매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의 빅마켓 확대 계획으로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 경쟁은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경쟁사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 점포를 오픈한 후 현재 전국에서 2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만 매출이 23% 늘어 올해 매출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트코는 국내에서 16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지난해 매출 4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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