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선제 투자가 절실한 반도체 산업을 위해 정부가 지난 2018년 말부터 추진해 온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이 당초 목표인 내년 1월 착공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토지보상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거세 2022년 3월 이후로 착공이 미뤄진다는 일각의 얘기도 있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원삼면이 반도체 산단이라는 국가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서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겠죠. 협상 초반에는 입주사인 SK하이닉스(000660)와 의견이 맞지 않아 시일이 다소 소요됐지만, 원삼면 주민들은 현재 지장물 조사 등에 적극 협조하며 내년 초 착공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한상영(사진)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연합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용인도시공사와 SK하이닉스 등이 9월 초부터 실시하고 있는 토지수용 및 보상 절차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비대위는 수용되는 총 토지 면적의 72%를 소유한 토지주 55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원삼면 주민 대다수를 대표해 SK하이닉스와 보상협상을 벌여 이달 초 토지·지장물 보상 기준에 대한 거시적 합의를 이끌어낸 단체이기도 하다.
한 위원장은 “현재 토지주 회원들의 협력 아래 수용 및 보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지장물 조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내달 말까지 지장물 조사를 마무리 짓고 늦어도 올해 4분기부터 직접적인 보상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토지 보상 실무를 담당한 용인도시공사도 사업추진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조사대상 지장물이 워낙 많아 시간이 걸리겠지만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목표한 1월 착공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산업단지 토지수용은 토지와 지장물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감정평가를 바탕으로 최종 보상액을 산정한다. 이후에는 손실보상 협의와 계약 체결, 보상집행 순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이변이 없다면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은 내년 1월 말 삽을 뜰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토지가 성공적으로 수용된다는 전제 아래, 2년 6개월~3년이면 반도체 공장(팹1) 건설을 마무리하고 양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팹1 가동시점은 과거 발표했던 2025년 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민, 관계 부처와 원활하게 협의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송전설비와 공업용 수도의 건설, 인근 지역인 안성시 환경영향평가의 추가 등에 부딪혀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를 떠안아 왔던 SK하이닉스는 주민단체와의 협상타결로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한편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독성리·고당리 일대 415만3,502㎡에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중앙 정부와 경기도, 용인시 등 지자체가 기업들과 협력해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곳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협력사 50여곳 등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대거 입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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