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체인(GVC)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 전력난 심화로 중국과의 거리 두기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전력난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우리 기업들의 공장 가동 중단이나 생산 물량 조절도 잇따르고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력난의 여파가 한국 기업에 휘몰아치고 있다. 주로 중소형 사업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톈진에 위치한 위니아전자 가전 공장은 전력 부족으로 지난 27일부터 주간 조업을 멈췄다. 중국 지방정부의 지침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 야간에만 가동한다. 이 공장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같은 지역의 다른 공장들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포스코·오리온에 이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의 경우 중소 협력사들에 대한 전력 공급이 간헐적으로 중단돼 부품 조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옌타이 공장은 전력 제한 조치가 강화되면 야간 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같은 대형 사업장은 현재 정상 운영 중이지만 2·3차 협력사들에 문제가 생긴다면 언제든 불똥을 맞을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주요 발전소의 석탄 재고량이 앞으로 2주 버틸 정도만 남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 규제 강화로 수출 전진 기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졌다”며 “전력난도 환경 규제와 밀접한 만큼 중국 투자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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