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최근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인앱결제가 아닌) 외부 결제 시스템을 써도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달 통과한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내법 준수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법 통과 후에도 구글 ‘눈치’를 보며 별도 결제 시스템을 주저했던 게임사 등 국내 앱 개발사들이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네이버·카카오(035720) 등 국내 콘텐츠 플랫폼사에 “기존대로 자유롭게 결제 시스템을 써도 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법에 반하는 행동을 할 뜻이 없다는 얘기였다”며 “구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새 결제 정책과 관련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업체들을 안심시켰다”라고 말했다.
앱 마켓 사업자가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은 지난 8월 말 세계 최초로 국내 국회를 통과해 9월14일부터 시행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과 애플에 인앱결제 방지법 준수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구글의 이러한 행보에 기존 외부 결제를 쓰던 업체들은 안도하고 있으며, 원래부터 구글 인앱결제만 써왔던 게임사들은 결제 시스템 전환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도 자체 결제 시스템을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한 층 커졌다"면서도 "다만 당장 결제 방식을 바꿀 정도로 국면이 전환됐다고 보기엔 이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기까지 탐색기를 계속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준수하면서 대한출판문화협회를 비롯한 창작자 단체와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콘텐츠 업계와의 상생안도 마련한다. 출판협회 관계자는 “구글과 좋은 선례를 만들어 애플도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플랫폼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애플도 외부 결제를 허용하도록 변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출판업계는 최근 인앱결제 강제 관련 구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취하했다.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통과한 데다 구글의 법 준수 의지가 확고하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애플에 대해서는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달 초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사에게 “애플 앱스토어에도 외부 결제 시스템이 가능한 버전의 앱을 올려 달라”는 내용의 공문도 보냈다. 출판협회는 애플이 외부 결제를 허용하지 않을 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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