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축소 및 중단 조치가 잇따르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연말까지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른 조치다. 신용대출 한도 축소는 있었지만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중단되는 것은 은행권 최초다.
카카오뱅크는 30일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 판매를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금리대출 등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기존처럼 유지된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9일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 3곳과 함께 카카오뱅크 관계자를 불러 가계대출 증가율을 제한하라고 당부한 지 하루 만에 내려졌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당국으로부터 중금리대출 확대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가계대출 증가율에 있어 일반 은행과 달리 예외 적용을 받아왔다.
한편 이날 7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인 재정·통화·금융 당국 수장들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6%로 묶고 내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 안팎까지 옥죄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근의 대내외 리스크 요인과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가계부채가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중국의 부동산 부실도 리스크로 꼽았다.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올해 6%대 증가율을 목표로 상환 능력 내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구체적인 가계대출 관리 방안과 실수요자 보호 대책은 다음 달에 발표된다. 홍 부총리는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헝다그룹 문제 등 그간 잠재됐던 리스크도 일부 현재화하는 양상”이라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확대된 유동성 등으로 빠르게 증가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통 인식을 갖고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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