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재무 지표에 앞서 고객 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전날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코로나 이후 기업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번 워크숍에는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경쟁력의 핵심을 고객에서 찾았다. 그는 “사업의 목적과 지향점부터 고객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혁신할지 훨씬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어 “목적을 먼저 수립해야 필요한 역량을 정확히 정의하고 실효성 있는 자원 투입 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며 “매출과 시장점유율 등의 외형적 성과들은 이런 노력 뒤에 따라오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눈앞의 정량 지표 달성에만 급급해 사업의 본질을 잊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경제 전망과 대응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 LG 최고경영진은 내년부터 코로나19 특수가 점점 희미해지고 국가·지역별 시황 격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역·제품에 대한 시장 예측력을 높이고 공급망관리(SCM)를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비용 증가에 대비해 사업과 경영 전반에서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에 주력하고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친환경 핵심 재료, 공정 기술 확보 등 탈탄소 역량 강화의 필요성도 논의됐다.
LG 최고경영진은 또 고객 불만(페인 포인트) 개선 활동 성과도 공유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은 기존 고객센터 중심의 고객 목소리 수집을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고객 커뮤니티 등으로 확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기업간거래(B2B) 중심인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등은 최고경영자(CEO)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올 들어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올 4월 LG전자 서초 디자인경영센터와 8월 LG유플러스 본사를 찾은 자리에서는 최일선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격려했다. 구 회장은 또 6월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과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디지털전환(DX)·AI 추진 현황을 살피고 지난달 LG전자 평택 디지털파크를 방문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개발 현황을 점검하는 등 미래 먹거리에도 무게를 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ibera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