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005940)이 올 들어 3분기까지 13곳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며 공모금액 기준 선두 증권사로 올라섰다. 2019년 1위를 차지한 이후 2020년 한국투자증권에 밀렸지만 올해 다시 왕좌를 탈환할 기세다. 크래프톤 등 굵직한 딜을 맡은 미래에셋증권(006800)은 NH투자증권을 바짝 뒤쫓고 있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13곳의 회사를 증시에 올리며 공모 금액 기준 IPO 주관 1위 증권사로 올랐다. NH투자증권의 공모액은 총 3조 7,847억 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20.94%를 기록했다.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롯데렌탈·SD바이오센서 등 굵직한 기업을 성공적으로 증시에 올린 것이 주효했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했다. 3조 1,867억 원의 공모금액을 모으며 점유율은 17.63%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 약 6,000억 원의 공모액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생명 이후 가장 큰 공모 규모를 자랑한 크래프톤을 코스피에 입성시키며 단숨에 점유율을 높였다.
아울러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 주관사도 맡아 높은 수익률 속에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3위에 오른 JP모건(공모금액 2조 1,839억 원, 점유율 12%)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덕을 본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미래에셋증권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 주관을 맡았으며 HK이노엔 대표주관, 크래프톤 공동 주관 등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4위는 카카오뱅크·현대중공업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크레디트스위스(2조 728억 원, 11.47%)가 차지했다. 지난해 1위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1조 7,239억 원, 9.53%)은 5위로 밀렸는데 롯데렌탈과 현대중공업 상장을 맡아 그나마 체면을 차렸다.
6위는 씨티그룹(1조 7,128억 원, 9.47%), 7위는 삼성증권(016360)(1조 1,422억 원, 6.32%), 8위는 KB증권(1조 132억 원, 5.6%)이 차지했다. 다만 KB증권은 현대엔지니어링·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를 맡고 있어 언제든 리그테이블 상위로 올라 설 수 있는 다크호스다.
한편 IPO 공모 시장 규모는 3분기까지(본사가 한국에 있는 기업 상장 기준) 23조 2,0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3배 증가한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블룸버그는 “3분기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가 각각 4.3조 원과 2.5조 원의 공모로 국내 IPO 시장을 이끌어 나갔다”며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국내 IPO시장 사상 최대 호황을 이어나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4분기 IPO 기대주로는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을 꼽았다. 카카오페이는 공모 금액이 최소 1조 원에 달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삼성증권과 골드만삭스, JP모건이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공동 주관사는 대신증권(003540)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각에서 몸 값이 최대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할 만큼 대형 공모주로 꼽힌다. 다만 블룸버그는 “두 회사가 금융소비자법 이슈와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리콜 사태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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