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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주식 확대 경계…원자재·리츠 담고 金은 축소해야"

[몰아치는 4대 복합위기…흔들리는 자산시장]

◆커지는 변동성…자산 투자 어떻게

저금리 국면, 주식 여전히 매력적…신규 진입엔 신중을

'인플레 헤지용' 비철금속 천연가스·니켈 ·구리 등 추천

위험 자산 관리 최우선…신흥국보단 선진국 증시 택해야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동성 확장 국면 속에서 호황세를 이어가던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유동성 축소 신호가 강해지는 가운데 공급망 차질, 중국 전력난 등의 악재가 인플레이션까지 부추기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파티가 끝난 게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은 주식 등 위험 자산 투자에 일단 경계심을 가질 때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도 자산 매입 등 완화적 통화정책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되고 여전히 국채 금리가 2%에 못 미치는 저금리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식을 팔고 증시를 떠날 때가 아니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다만 수익률 관리를 위해서는 투자처를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데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증시를, 금·달러보다는 산업 금속이 차별화된 성과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리스크 관리 필요…인플레이션 수혜주로 집중해야=4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증권사·금융사의 자산 관리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서도 서둘러 주식을 팔아치울 때는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기업들의 이익 피크아웃(고점 통과)과 테이퍼링 등 유동성 축소 신호로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테이퍼링 시기가 임박하며 금리 인상 우려가 있지만 미국 10년물 금리가 3% 수준에 근접하기 전까지는 기업 실적 성장세 지속 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로 연말 경제 정상화 기대가 높은 점 또한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의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은 상황에서는 위험 관리 차원에서 신흥국보다 선진국 증시가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선진국 중에서는 아직까지 미국의 수익률이 가장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으며 테이퍼링 신호 속 수혜를 입을 금융주와 인플레이션 수혜를 입을 산업재, 경기 재개에 따른 소비재주 등을 추천했다. 빅테크로 대표되는 성장주도 여전히 기대 수익률이 높은 종목이다. 정성진 KB금융 WB스타자문단 양재PB센터 PB는 “미국 지수를 끌어가는 것이 대형 테크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볼 때 개인 투자보다는 피델리티나 블랙록이 운영하는 펀드 가입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조정 길어질 수도…증시 신규 진입은 ‘신중’=한국 증시 역시 저평가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특히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표 기업들이 공급망 차질 이슈에 큰 타격을 입고는 있지만 해당 악재는 3·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완화되리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실제 대다수 증권사는 코스피 하단으로 2,900~3,000선을 제시했는데 지수가 저점에 근접해진다면 분할 매수할 것을 권하는 곳도 많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약화될 경우 지금 경기·물가·통화정책 등에 대해 느끼는 부담 역시 모두 완화될 수 있다”며 “4분기 중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공급망 차질이 정점을 통과한 후 약해지리라는 조짐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상황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세안 국가들의 공급망 문제가 해소될 경우 피해를 입었던 반도체·자동차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 재개와 함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위드 코로나’ 관련 업종(소비재·유통 등)도 10월 중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식시장 신규 진입자라면 지금이 투자 적기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미국 부채한도 협상 마감 시한인 18일까지는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있으니 신중하라는 조언이다. 정문희 하나은행 골드PB 부장은 “유동성이 아직 풍부해 추세적 하락장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조정이 길어질 수는 있다”며 “중국 전력난과 미국 부채 한도 협상에 관한 불확실성에 당분간 변동성이 불가피한 만큼 신규 진입자들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산업 금속, 리츠도 유망…천연가스 강세 지속 전망=주식시장이 당분간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 속 원자재 등 대체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백신 보급 확대로 글로벌 생산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경기와 동행하는 구리·알루미늄·니켈 등 산업 금속은 차별화된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글로벌 탄소 중립의 기조 속에서 전기차·태양광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알루미늄·니켈 등 산업 금속의 수요 증가는 구조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리·알루미늄·니켈 등이 저탄소 미래를 주도할 것이며 연말에는 중국의 재고 비축 수요도 시작된다”며 “산업 금속 섹터 내 투자 매력은 구리·알루미늄·니켈·아연 순서로 높다”고 밝혔다.

에너지 섹터 내에서는 원유보다 천연가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남은 하반기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소 엇갈리지만 천연가스의 경우 글로벌 전력난과 겨울 난방 수요 등을 이유로 내년 초까지 빠듯한 수급 환경이 계속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리츠(REITs·부동산 투자 신탁)도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고 배당 투자 매력이 크다는 점에서 추천 상품으로 꼽혔다. 반면 금은 등 귀금속은 비중을 축소할 시기라는 의견이 일관되게 나왔다. 금이 장기 약세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판단 속에서 투자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장성진 KB국민은행 PB팀장은 “무수익성 자산인 금 투자를 권하지 않으며 특히 골드바 실물은 수수료와 세금을 감안하면 금값이 20%는 올라야 본전”이라며 “그 대신 정기 현금 흐름이 창출되는 리츠를 고객 분들께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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