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2017년 암호화폐 공개(ICO), 증권형토큰공개(STO)를 비롯한 모든 형태의 가상자산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후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STO는 전무한 상태다. 카사코리아, 루센트블록 처럼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STO 성격의 가상자산 발행이 허가됐을 뿐이다.
그러나 앞으로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 토큰 발행을 의미하는 STO가 사실상 전면적으로 도입될 미래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식사채등의전자등록에관한법률 시행으로 블록체인 기반 전자주식 등이 발행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STO라는 이유로 법적 근거 없이 정책을 통해 무조건 금지하는 중국식의 전체주의적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 현행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면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 토큰의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따로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 미국 등 해외에서 STO를 통한 자금 조달이 이뤄지고 있는 배경이다. 증권형 토큰 거래를 위한 플랫폼에 대해서도 대체거래소(ATS) 인가 등을 갖추도록 해 합법적 규제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기존의 STO 금지 일변도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지난 달 25일부터 본격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 수리 후 영업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 당국은 여전히 ICO 등 가상자산 발행을 활용한 자금조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행동지도 차원에서의 입장으로 평가될 수 있다.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국민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금지할 방법은 대한민국 헌법 상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형 토큰의 법적 성격은 자본시장법 상 증권에 해당된다. 증권의 매매, 중개는 자본시장법 상 인가를 받은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자만이 가능하다.
가상자산사업자가 특금법 상의 신고 수리를 마친 후 합법적 가상자산사업자 지위에서 자금조달을 위해 사모 형태로 STO를 하거나 자본시장법 상 규정에 부합하게 각각의 공모 요건과 절차를 갖춰 합법적으로 STO를 할 경우 금융위원회가 기존의 무조건적 STO 금지 정책을 유지하기는 더 이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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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증권사 등 자본시장법 상 투자매매중개업자들이 STO 활성화를 대비하여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TO는 발행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주식처럼 세컨더리 마켓에서의 거래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전자등록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이 전자등록계좌부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블록체인의 투명성, 효율성 등 장점이 부각된다면 STO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업비트 등 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취득한 업자들이 증권형토큰 매매, 중개를 하려면 자본시장법 상 투자매매업 및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를 별도로 취득해야 한다. 이에 당분간 기존 가상자산거래소가 증권형토큰 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회를 포착하고 기존에 자본시장법 투자매매중개업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고 전자증권법 상 계좌관리기관이 될 수 있는 증권사들이 특금법상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거쳐 STO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더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법률상 근거도 없이 중국처럼 무조건적인 ICO 금지 정책을 펼치는 동안 미국 등 금융선진국은 기존 법령 범위 내에서 합법적 ICO와 STO를 선별적으로 허용해 왔다. 불과 2-3년만에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블록체인 금융 전쟁에서 한국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시장은 거의 고사된 안타까운 상태다.
특금법 시행을 맞이해 정부와 업계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로 이제라도 한국 기업들에게 블록체인 금융의 혁명적인 시대적 흐름에서 세계 기업들과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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