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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언제까지 오를까요?"…내년까지는 변동성 커 [선데이 머니카페]

FOMC 매파적 신호에 글로벌 금리 급등…국채 3년 내 최고점

테이퍼링 임박·에너지발 인플레 우려에 중국 헝다 이슈 등 영향

10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예상…채권시장 약세 흐름 지속





최근 가계부채가 1,800조원을 돌파하며 금리 인상에 대해 다들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0.75%로 0.25%p인상하며 국채 금리 상승이 가속화됐고,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위원들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시그널을 표명하며 글로벌 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12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는데, 기준금리를 다시 한 번 인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과 이달에는 동결하고 다음달에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사진 설명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에 금리 상승 압력까지…갈수록 약해지는 투자 심리

이달 들어 국고채 금리가 연일 전고점을 돌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개시 관련 언급에 장기금리가 급등했고, 중국에선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우려가 확산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금융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지난주 한때 1.56%까지 치솟았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7일(현지 시간) 1.580%까지 상승했고 이것이 국내 증시와 국고채 금리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그 여파가 상당했습니다. 지난 6일 채권 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19%를 기록하며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고채 5년물은 2.08%, 국고채 10년물은 2.39%까지 치솟으며 2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센터 건물 밖 회사 로고 모습. /사진제공=헝다그룹


전문가들은 국내외 불안한 금융환경이 국고채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국에서는 테이퍼링이 임박했고, 중국에서는 헝다그룹 부도에 따른 부동산 기업 연쇄 디폴트(지급불능)와 전력난, 원자재 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에선 매파로 분류되는 박기영 연세대학교 교수가 신임 금통위원으로 임명되며 당초 10월에는 동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기준금리가 한번 더 오르며 금리인상 일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은 물가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한국의 경우 금융안정 목적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보다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이어졌다”며 “ 금리가 단기간에 걸쳐 속등한 것에 더해 손절성 매물과 수급 꼬임 등도 금리의 추가적인 급등을 불렀다”고 진단했습니다.

에너지 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금리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0달러에 근접하며 2014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천연가스는 6달러/MMBtu를 상회하며 2014년 이후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지만, 단기간 에너지 상승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통상 국제유가의 가격은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와 미국 세일 생산 기업들의 눈치 게임에 의해 결정돼 왔습니다. OPEC+의 감산으로 국제유가 가격이 상승하면 셰일의 생산량이 증가했고, 이에 불만을 가진 일부 OPEC+ 국가들이 감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원유 생산량 증가로 국제 유가는 하락했지요.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PEC+의 감산 기조가 견조해졌습니다. 유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OPEC+ 팬데믹 불확실성 및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자국에 더 이득이라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천연가스 가격도 단기간에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천연가스 수요의 3분의 1은 난방용인데, 겨울이 다가오면서 재고가 5년 평균을 밑돌며 빠르게 증가히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가운데 천연가스 가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는 점은 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지요.

원유 시추 설비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는 곧 투자심리 약화로 이어집니다. 9월 채권 발행 규모는 전월 대비 9조6,000억원 감소한 5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펀드 시장에서도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지난 7일 기준 1주일 새 1,539억원이 유출됐고, 1개월 새에는 7,287억원이 빠져 나갔습니다. 3개월 2조6,979억원 등 단기간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위기를 되돌릴 뚜렷한 재료가 보이지 않고, 시장금리가 주요 심리적 상단을 계속해서 돌파하며 매수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코스피가 2,900포인트 초반까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1,192원까지 올랐음에도 채권 금리가 상승한 점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10월 금통위가 ‘변수’로…대출금리 상승까지 ‘회색 코뿔소’ 될까

이렇다 보니 다음 주 예정된 10월 금통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한 번 더 올릴 것이라는 가능성은 시점의 문제일 뿐 시장에서는 이미 기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10월 또는 11월 인상을 두고 다시 한 번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10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부 주택관련 지표와 신용융자 잔고가 최근에 추가로 악화되지는 않고 있어 연속적인 금리인상의 당위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유로 꼽힙니다. 또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할 만큼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지는 않고, 지난 8월 한은이 전망했던 GDP 갭 마이너스(-) 해소 시점도 내년 상반기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이유에 힘을 실었습니다. 최근 채권시장을 비롯해서 주식시장, 외환시장 모두 크게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심리가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시장 간 변동 요인은 다양하나, 전반적으로 대외 이벤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시장 심리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리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적어도 12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국채 안정화 역시 그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먼저 미국 국채가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이 공식화되더라도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되돌려지기 위해서는 12월 FOMC 점도표에서 확인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 때까지 미국 국채금리는 1.4~1.6%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며,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 의지가 재차 공표될 경우 미국 국채 금리는 1.6%를 뛰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스탠스를 감안하면 시장금리는 당분간 상승한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4분기 수급 공백, 대외 이슈 등을 감안할 때 시장 심리 안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여소민 연구원 역시 “10 월 기준금리 동결, 11 월에 만장일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금통위 전까지 보수적 대응이 이어지며 채권시장에서는 약세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최근 급등은 상승분을 되돌릴 것이며, 금통위가 10월과 내년 1월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하기로 결정할 경우 국고채 3년은 1.70% 초반이 실질적인 상단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단, 금통위가 10월 11월 연속 인상에 나서며 긴축 일정을 재촉할 경우에는 국고채 3년물이 1.80%를 초과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렇다 보니 금리 상승이 ‘회색 코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든 내년이든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당연히 시중은행 금리도 덩달아 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기 때문입니다. 회색 코뿔소는 눈에 보이지만, 방치하거나 무시할 경우 위기로 번질 수 있는 변수를 뜻합니다. 한국투자증권이 한국은행 가계부채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가계부채(가계신용) 규모가 1,805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가계가 내년에 갚아야 하는 이자비용은 6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가계 이자비용 추정치(56조~59조원)와 비교해 7조~10조원이 불어났고, 한은이 관련 집계를 작성한 후 최고치인 2018년(60조4,000억원) 금액도 웃도는 수준입니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3월 65.6%에서 지난 7월 73.5%까지 급증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급증한다면, 경제는 더욱 휘청일 수 밖에 없겠지요.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린다면 국내 가계 이자부담은 12조5,000억원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특히 40대와 50대 가구의 이자상환 부담은 각각 약 4조원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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