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오너가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사장에 오른다. 또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도 내정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책임 경영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1982년생인 정 신임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과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를 맡아 그룹 사업 전략을 총괄해오다 이번에 두 지주사 대표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하게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업계에서는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사장은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아 대내외적으로 그룹 경영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의 승진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상장 성공과 수소 밸류체인 구축 등 그룹 미래 사업 구축에 성과를 낸 데 대해 인정받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현대삼호중공업·현대글로벌서비스의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부회장단도 신설됐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과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손동연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네 명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관계자는 “조선·에너지·건설기계 등 3개 핵심 사업 부문에 부회장을 선임함으로써 부문별 책임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조선 부문은 가삼현·한영석 부회장, 에너지 부문은 강달호 부회장, 건설기계 부문은 손동연 부회장이 사업을 이끌게 된다. 권 회장 원톱 체제에서 1회장 4부회장 체제로 전환함으써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광헌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기동 현대글로벌서비스 부사장,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조선 사업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균 사장이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에 내정돼 한영석 부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게 됐다. 현대오일뱅크 주영민 사장 역시 강달호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내정됐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현대제뉴인에는 손동연 부회장이 기존 조영철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내정됐고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조영철 사장과 오승현 부사장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현대건설기계 대표에는 최철곤 부사장이 선임됐다. 그룹 관계자는 “수소·암모니아·연료전지 등 각 사업별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임자가 발탁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2주가량 일찍 단행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감안해 인사를 서둘러 마무리함으로써 내년도 사업 계획을 조기 확정하고 조직의 안정을 꾀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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