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肝편한 세상 오나

▷간암 발병 새 원인 규명…간 손상 없는 나노약…

성대 연구팀, 간암 치료표적 제시

원자력硏, 신개념 입자 개발 성공

지르코늄-89 철 나노 입자가 종양에 도달하는 모습을 설명하는 이미지.




국내 연구팀이 지방간염에서 간암으로 악화하는 기전을 구명해냈다. 또 다른 연구팀은 간에 축적되지 않는 나노 의약품을 개발했다.

우선 이창우 성균관대학교(총장 신동렬) 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간암 발병의 새로운 원인을 밝히며 간암 치료의 분자 표적을 제시했다. 간세포의 역분화에 의한 간암 발생의 가소성과 악성화를 밝히고 지방간염에서 간암으로 발전하는 새롭고 중요한 조절 기전을 구명해낸 것이다.

간암은 국내에서 폐암에 이어 암 사망 원인 2위이다. 조기 진단도 어렵고 간암으로 발달하는 조절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웠다. 현재 간암의 항암 치료법은 반응률이 매우 낮고 간 절제술이나 이식 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간 절제술은 재발률이 5년 내 50~70%로 매우 높다.

이창우 성균관대 교수




윤준섭 대학원생이 제1저자인 연구팀은 간염·간암 환자의 간에서 탈인산화효소인 Ssu72단백질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에 주목했다. Ssu72 유전자 결핍 마우스에서 간염 상태의 간세포가 역분화에 의해 간암세포로 발전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창우 교수는 “지속적 간 손상에 의한 간암 발생이 Ssu72 유전자에 의한 간세포의 역분화 조절이 핵심 기전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간암 발생의 새로운 개념 제시와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시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사팀은 사이클로트론을 활용해 간에 축적되지 않고 종양에 도달하는 의료용 철 나노 입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 의약품은 나노 크기의 소재를 활용해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의약품이다. 나노 소재는 물질 고유의 성질을 변화시켜 체내 특정 부위에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종양의 진단과 치료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투여된 나노 물질의 상당량이 인체 면역 작용으로 간에 축적돼 종양에 온전히 도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의 양승대(왼쪽부터) 책임연구원, 최평석 박사후연구원, 이준영 선임연구원, 박정훈 실장.


연구팀은 100~200㎚(나노미터) 크기로 조절한 철 나노 입자 내부에 진단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를 안정적으로 결합하고 고분자로 코팅해 표면 전하를 중성으로 만들었다. 이어 나노 물질이 간에 오래 머물지 않고 통과해 종양에 도달하는 결과를 영상으로 확인했다. 나노 입자를 철과 천연물인 글루탐산을 조합해 럭비공과 같은 타원형으로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강건욱 서울대 방사선의학연구소장은 “나노 물질은 백신·항암제 등의 전달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지르코늄 나노 물질이 간에 축적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의료용 소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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