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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정 서울대 총장 "전공 벽 허물어 융합교육…스탠퍼드처럼 창업 요람 되겠다"

[제1회 대학 기업가정신 토크콘서트-서울대]

신입생 전원 1년간 기숙사 생활

수업방식도 문제 해결형으로 바꿔

협업·토론하는 능력 키워줄 것

교원 창업자 휴직·산학협력 지원 등

학내창업 장려 원스톱시스템 구축

1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 오세정(왼쪽부터) 서울대 총장과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기업가 정신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1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서 대학의 융합교육과 창업 활성화화를 강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우리나라의 살길은 대학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대처럼 창업하고 산학 협력을 활발히 해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서울대가 너무 경직되고 관료적이었다면 바꿔야 합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지난 12일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 “1세대 창업자들은 교수들한테 ‘왜 창업하느냐’고 야단맞기 일쑤였을 정도로 서울대는 그동안 창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이같이 고백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창업자 중 나스닥 상장 사례가 하나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교원이 창업하면 겸직을 하고 있는데 본궤도에 오르면 휴직을 하도록 제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와 대학이 기업가 정신을 고양해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 속 탈락자들이 되지 않도록 하고 인류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을 북돋을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 홍용택 서울대 창업지원단장,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기념촬영을 하며 웃고있다. /오승현 기자


1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 고광본(왼쪽)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홍용택 서울대 창업지원단장이 기업가 정신 고양 방안에 관해 온·오프라인 참석자들과함께 토론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오 총장은 남이 안 가본 길을 가는 도전 정신이 기업가 정신이고 창업 등 기술 사업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가 법인화하면서 과거에 비해 자율성이 높아진 지 10년이 된 만큼 이제는 조금 더 도전적이고 새로운 일을 만들겠다”며 “연구·교육도 그렇고 남이 생각하지 않은 기업을 만들거나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서울대 신입생의 경우 1년간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협업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익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지만 수업도 문제 해결형이나 토론식으로 점차 바꿔 나가고 대학에서 협업을 통해 연구하고 기술 사업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 창업자인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서울대 컴퓨터공학과 98학번)은 “학교 다닐 때 경제학과와 산업공학과에서 받은 두 수업이 다소 이례적으로 생각하고 발표하는 것 위주였고 창업 아이템 구상에 도움이 됐다”며 혁신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이 1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 “오징어 게임처럼 처절한 마음올 창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1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 ‘스타 비즈니스 만들기’를 위한 비법을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오 총장은 “대학에서는 초중고 12년간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상호작용하고 토론하고 협업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은 각 계열과 전공마다 벽을 낮추고 상호 배워야 하기 때문에 문화와 제도를 바꾸려고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기업가 정신은 공대·의대·자연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류를 이끌고 있는 K팝이나 영화·드라마 등 인문계에도 필수적인 만큼 대학에서의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실리콘밸리 창업자 중 공학·컴퓨터 전공은 40%가 되지 않고 인문학 등 전공이 다양하다.

오 총장은 “종합대학에서는 공대가 인문대 학생과 동아리 활동을 할 수도 있고 인문대는 첨단 기술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까지 공부할 수 있다”며 “이미 30%가량의 학생이 다전공으로 졸업하고 있고 복수전공·부전공을 거의 제약 없이 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대는 융합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학과 간 칸막이도 많이 없애고 창업 제한도 줄이고 있다. 기업가 정신 측면에서 미국 스탠퍼드대나 중국 칭화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국내 대학들 중 나름 선도적으로 기업가 정신 고취와 기술 사업화, 창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오 총장은 “창업 경험이 없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도전하라고 얘기해도 별로 먹혀들지 않는다”며 “창업한 졸업생이라든지 창업자와 많이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 홍용택 서울대 창업지원단장,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기념촬영을 하며 웃고있다. /오승현 기자


1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서울대편에서 창업가와 예비창업개들이 집중해서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이날 서울대 관계자들은 대학 본연의 역할과 창업 지원을 함께하기 위한 고민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최해천 연구부총장 역시 “교원이 창업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좋은 논문도 써야 하고 교육도 잘해야 한다”며 “연구나 창업 모두 글로벌 경쟁을 하는 것으로 대담한 도전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업 교원이 점점 많아지면 강의가 소홀해질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교원 승진, 연구 환경, 교육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가 숙제”라고 덧붙였다. 홍용택 서울대 창업지원단장은 “교원이든, 학생이든 창업을 장려하는 문화를 대학에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원스톱으로 학내외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졸업생 창업자 중 1조 9,000억 원에 회사를 외국에 매각한 ‘하이퍼커넥트’ 등 롤모델도 나오고 있어 창업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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