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와인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 이미 맥주 수입 규모의 두 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의 수입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맥주를 넘어섰는데 올해 들어서는 그 격차가 더욱 커진 것이다.
14일 관세청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와인 수입액은 3억 7,045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96.5%나 급증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액(3억 3,002만 달러)도 넘어선 상태다.
특히 올해 1~8월 와인 수입액은 같은 기간 맥주 수입액(1억 4,978만 달러)의 2.5배에 달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주류 수입 1위 자리는 맥주 차지였다. 그러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이 27% 넘게 증가한 반면 맥주는 20% 가까이 줄면서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처럼 와인 수입이 급증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회식보다는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혼자서 마시는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또 와인 수입국과 더불어 가격대가 다양해지고 와인 애호가층이 두터워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8월 와인 수입액을 수입국별로 보면 프랑스가 1억 1,662만 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6,104만 달러), 칠레(5,078만 달러), 스페인(2,855만 달러), 호주(2,173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판매처도 와인 전문점·백화점에서 대형마트·편의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부 편의점의 경우 자체 와인 브랜드도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와인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78% 늘었다"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수입 맥주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맥주 수입액은 2018년 3억 968만 달러에서 2019년 2억 8,089만 달러, 지난해 2억 2,686만 달러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는 일본이 2019년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처를 한 이후 국내에서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곰표맥주·제주맥주 등 국내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수입 맥주 시장을 대체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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