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배터리·반도체 등 미국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달 말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미국 포드자동차와의 배터리 합작 사업을 직접 챙기는 것은 물론 조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기밀 자료 요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임박하면서 최 회장의 출국을 기점으로 주요 그룹 총수들의 미국 출장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말께 미국 출장을 갈 예정이다. 오는 25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회동 이후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최 회장은 미국 배터리 사업을 점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온과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는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짓는 데 10조 2,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포드 수뇌부와 만나 새 공장이 들어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등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미 정부의 반도체 기밀 자료 요구와 관련해 우려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상무부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대만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11월 초까지 최근 3년 치 매출과 원자재 및 장비 구매 현황, 고객 정보, 재고 등의 핵심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공급망(GVC)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주요 그룹이 미국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총수들의 미국행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