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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벤처로 눈돌리는 국민연금, 올 투자 규모 2배 '훌쩍'

[연기금 투자 빛과 그림자]

야놀자·크래프톤 등 잇단 대박

벤처자산 1조원 돌파 확실시

최고 운용사 선정이 성공 비결





국민연금이 지난 2002년 벤처 투자를 시작한 후 올해 처음 투자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안정적 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성향 때문에 고위험·고수익의 벤처 투자에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투자를 크게 늘린 결과여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을 넘는 신생 기업)’이 증가하며 대박을 내는 투자 사례가 잇따르자 올해 벤처 투자를 예년의 두 배가 넘는 5,000억 원 규모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올해 벤처 투자 운용 자산 규모가 지난해 9,100억 원에서 1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IB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수익을 낸 벤처 투자건을 회수하고도 벤처 투자 자산이 연말에 1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한 해 평균 2,000억~3,000억 원에 머물던 벤처 투자액을 올해 5,000억 원 이상으로 늘려 벤처 투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벤처 투자를 포함한 사모 투자 부문에 34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국내 사모 벤처 투자 수익률은 지난해 12.69%로 전년보다 6%포인트 이상 올랐는데 올해는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외 주식과 채권·부동산 등을 포함한 전체 운용 자산 규모는 7월 말 기준 919조 원이다. 벤처 투자가 1조 원을 넘어서도 전체에서 갖는 비중은 미미한데 이는 그간 벤처 투자를 건당 수억~수십억 원 규모로 적게 하고 고위험 투자군으로 분류해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연금의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 운용 전략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주식시장 활황 속에 벤처 기업이 상장을 하며 잇따라 높은 수익을 거두고 소프트뱅크 등 해외 유명 투자자가 국내 벤처들에 높은 가치를 인정한 것 등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마음을 바꿔놓았다는 관측이다.

국민연금의 대표적 투자 성공 사례로는 국내 온라인 숙박·여행 1위 플랫폼인 야놀자가 꼽힌다. 국민연금이 출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당시 기업가치 5,000억 원 안팎의 야놀자에 600억 원을 투자했다. 7월 야놀자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로부터 2조 원을 투자받으면서 8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스카이레이크 등은 과거 투자금의 일부를 현재 지분가치로 매각했고, 나머지는 상장 시 구주 매출을 통해 회수할 계획이다.

국내외 게임 시장을 휩쓸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개발 업체인 크래프톤 역시 국민연금의 투자처다. 국민연금은 IMM인베스트먼트의 벤처 펀드에 출자했는데 IMM인베는 580억 원을 크래프톤에 투자해 8월 상장 당시 지분가치가 다섯 배로 치솟았다. 국민연금은 상장한 크래프톤에도 투자해 8일 현재 지분 5.06%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이 5회 이상 출자한 LB인베스트먼트 역시 2018년 의료 인공지능(AI) 진단 기업인 딥노이드에 65억 원을 투자해 상장을 통해 최소 세 배 이상의 수익이 기대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도 국민연금 등의 출자를 받아 원티드랩에 50억 원을 투자했는데 상장 전 일부 회수한 자금을 포함해 상장 이후까지 총 다섯 배의 투자 수익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면 카카오에도 투자해 대박을 낸 바 있는데 내부에서는 업계 최고의 벤처캐피털이나 투자 운용사를 선정, 꼼꼼한 투자 절차를 거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오랜 투자 경험과 최근 트렌드를 잘 아는 한국투자파트너스나 IMM인베스트먼트·에이티넘 등 최고 운용사를 투명하게 선정해 종잣돈을 위탁하고 신뢰를 쌓은 것이 높은 수익과 함께 투자 확대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현재도 벤처 펀드의 위탁운용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총 4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1,50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인데 20곳 이상의 벤처캐피털 등이 몰려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역시 국민연금 자체로 벤처 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정책자문위원회에 벤처 분야 전문가를 추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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