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모더나는 미국 보스턴의 대학 연구실에서 태동한 지 10여 년 된 벤처다. 그런데 어떻게 화이자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는지 재차 궁금했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원이 나아갈 길에 대해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번질 때 적잖은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 개발은 정상적인 방식이라면 족히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을 뛰어넘어 코로나 사태 1년여 만에 백신 접종을 가능하게 한 모더나의 사례는 미국 대학의 뛰어난 연구력, 스타트업과 함께 커가는 투자 문화,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등이 맞물려 돌아갔기에 가능했다.
당초 모더나는 데릭 로시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메신저리보핵산(mRNA)으로 줄기세포를 재설계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로시 교수는 창업 전문가인 밥 랭어 MIT 교수와 손을 잡았고 두 사람은 투자자인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회장과 제휴했다. 이때 아페얀 회장이 ‘mRNA 방식의 백신을 만들면 어떠냐’고 제안하며 자신의 랩에 젊은 연구원들을 스카우트해 시제품 개발에 나선다. 이 과정을 거쳐 모더나는 지난 2010년 창업했고 다음 해 로시 교수는 또 다른 줄기세포 스타트업 창업을 위해 회사를 떠났다. 현재의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당시 진단 기기 스타트업을 하다가 아페얀 회장에 의해 영입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모더나는 20개가량의 신약과 백신 개발에 나서 실용화는 하지 못했지만 성장성을 인정받으며 2018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그러다가 지난해 3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스피드 작전을 시행하며 여러 개발사를 지원할 때 모더나에도 1조 원의 시험 비용 등을 지급한다. 랭어 교수와 인연이 있는 윤채옥 한양대 교수(항암제 개발 회사 창업)는 “랭어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45개가량의 벤처·스타트업을 창업했고 많은 스타트업을 상대로 컨설팅해준다”며 “미국에서는 창업하는 대학교수들이 많고 연구자를 뒷받침하는 투자 문화도 잘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는 기업가 정신을 가진 교수 창업자가 많다. 대학이 단순히 교육과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으로의 기술이전과 창업 등 기술 사업화를 하는 것이다. 제프리 글렌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의 경우 바이러스와 암 치료 의약품들을 개발하는 이글바이오사이언스(나스닥 상장)와 아이거바이오제약·이글인터내셔널·리보사이언스 등을 창업했다. 미국의 의과대학들은 환자를 돌보는 임상 의사 위주인 한국 의대와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하버드대 의대와 잭슨랩에서 박사후연구원(포닥) 과정을 마친 박한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겸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하버드대 의대는 창업 지원 환경을 잘 갖추고 있다”며 “많은 박사들이 포닥을 거쳐 창업을 하고 글로벌 제약사나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에도 많이 진출한다”고 말했다. 실제 하버드대 의대에 소속된 10여 개 병원의 수익을 보면 환자를 진료해서 얻는 수입과 연구개발(R&D)를 통한 기술이전 수입이 거의 반반씩이다. 대학이나 병원의 기술이전 수입이 미미한 국내 대학의 현실과 완연히 대비된다.
미국 실리콘밸리, 싱가포르, 한국에서 창업한 경험이 있는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난양공대는 노벨 화학상 심사위원장이었던 베르틸 안데르손 전임 총장 시절 교수진의 대대적 물갈이를 통해 경쟁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국립과학재단 총재를 지낸 수브라 수레시 현 총장도 많은 연구비를 줘서 우수 교수진을 초빙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교수는 과감히 내보내 모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나 중국·싱가포르·이스라엘 등의 대학은 교육·연구와 창업을 구별해서 접근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를 잘해 신기술을 갖고 있어야 창업에 성공하고 학생들에게도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 대학들은 주로 교육·연구에 집중하는 문화에 젖어 있다. 스탠퍼드대 박사 출신인 최해천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한국 대학에서는 교수가 창업할 수도 있지만 좋은 논문도 써야 하고 교육도 잘해야 한다”면서 “연구나 창업 모두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므로 대담한 도전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 부총장은 “창업 교원이 점점 많아지면 강의가 소홀해지는 현실적 문제가 발생하므로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면서 “교원 승진 및 교육 평가, 연구 환경 조성 등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교원들이 대거 창업하면 수업을 할 교수가 부족해지고 학과에서 보직을 맡을 사람도 줄어드는 현실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실상 한국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원에서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직접 창업까지 하는 노력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됐고, 이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김대중 정부 당시 규제 족쇄들을 풀었다. R&D 관리, 기술이전, 창업 지원을 하는 산학협력단이 대학에 생기기 시작한 게 2003년쯤이다. 기술 사업화의 역사가 20년이 채 안 되다 보니 대학에서 벌어들이는 기술이전 수입은 미미한 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대학의 기술이전 수입은 총 1,019억 원에 그쳤는데, 그 가운데 절반가량은 연구자에게 성과금으로 지불했다. 668억 원은 국내외 특허 출원·유지비로 썼다. 실제 국내 대학들이 기술이전료로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아직도 대학에서 기술 사업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 ‘논문을 위한 논문’ ‘특허를 위한 특허’라는 구습이 근절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여전히 관료 중심의 R&D 기획·선정·평가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해 도전적인 연구나 기업이 원하는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기술 사업화 측면에서 미국·중국·유럽·이스라엘·싱가포르 등의 대학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미란 교육부 산학협력일자리과장은 “교육부는 교원 창업 기업의 대학 기술지주회사 자회사 편입 시 20% 기부 조항을 국회의 협조를 얻어 10%로 낮춘 데 이어 연구자의 기술이전 직무발명보상금 세제 혜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외국에 비하면 부족할 수 있어도 대학의 기술이전을 장려하기 위한 여러 조치도 준비하고 있으므로 대학도 같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립대 교수 창업 1호인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서울대 AI밸리 단장)는 “대학도 절실한 마음으로 혁신하고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야 성장할 수 있다”며 “그래야 벤처·스타트업도 많이 배출하면서 다 같이 잘살 수 있고 국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들이 공직·공기업·대기업으로만 몰리고 우수한 고교생은 의대로만 진학하려고 하는 현실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정부가 정책 자금에 대해서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을 폐지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우회적으로 연대보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정부가 대학·출연연·기업에 30조 원의 R&D 비용을 지원하게 되는데 파급효과가 큰 연구와 기술 사업화를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절실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인 ‘밥스누’를 창업한 이기원 서울대 교수는 “대학에서 도전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교원·학생·졸업생 창업이 늘어날 수 있다”며 “정교수로 가기 위한 조교수와 포닥의 평가 시스템이 논문에 치우쳐 시야가 좁아질 수 있고 다양성과 혁신성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교수 평가를 할 때 논문 위주에서 탈피해 기술 사업화 등 다양한 분야를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시절 원자현미경을 공동 개발한 뒤 한국에서 재창업해 코스닥에 상장한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는 “지금은 바뀌고 있지만 과거에는 창업하려면 교수들이 말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국내 대학에서도 기술 사업화에 나서는 교원이 늘면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는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는 “전임 총장으로부터 ‘논문은 곧 사라지는 낙엽과 같다. 교수가 실생활에 도움 될 것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자극을 받았다”면서 “우수한 논문을 쓰면서도 사업화 의지를 불태웠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 후 4년 동안 고난의 길을 걸었지만 수명이 길고 폭발 위험이 적은 양극재 기술을 개발해 내년이면 전기차 10만 대 이상 공급 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성한다”고 소개했다. 간 질환 치료제와 담즙산을 적용한 항암제를 개발 중인 연성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스탠퍼드대나 중국 칭화대 등에는 교원과 학생들 사이에 ‘창업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다”며 “서울대에서 창업 지원 시스템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교원 창업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퍼스트 무버 유니스트’라는 책을 쓴 이용훈 UNIST 총장은 “대학이 ‘퍼스트 체인지(first change)’를 해야 한다”면서 “교육 측면에서 최신 기술을 빨리 듣고 흥미를 갖게 체계를 바꾸고, 연구도 도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교원 창업 활성화를 위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계에서도 2030세대가 끼를 발휘하도록 해서 BTS 같은 글로벌 스타가 나올 수 있도록 모험 정신을 장려해야 한다”면서 대학의 4차 산업혁명 테스트베드화를 역설했다. 국내 대학들이 모더나 백신 성공 사례와 해외 대학의 기술 사업화 생태계를 참고해 기업가 정신으로 도전할 때다. 그래야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싱가포르, 한국에서 창업한 경험이 있는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난양공대는 노벨 화학상 심사위원장이었던 베르틸 안데르손 전임 총장 시절 교수진의 대대적 물갈이를 통해 경쟁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국립과학재단 총재를 지낸 수브라 수레시 현 총장도 많은 연구비를 줘서 우수 교수진을 초빙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교수는 과감히 내보냈으므로 모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나 중국·싱가포르·이스라엘 등의 대학은 교육·연구와 창업을 구별해서 접근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를 잘해 신기술을 갖고 있어야 창업에 성공하고 학생들에게도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 대학들은 주로 교육·연구에 집중하는 문화에 젖어 있다. 스탠퍼드대 박사 출신인 최해천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한국 대학에서는 교수가 창업할 수도 있지만 좋은 논문도 써야 하고 교육도 잘해야 한다”면서 “연구나 창업 모두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므로 대담한 도전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 부총장은 “창업 교원이 점점 많아지면 강의가 소홀해지는 현실적 문제가 발생하므로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면서 “교원 승진 및 교육 평가, 연구 환경 조성 등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교원들이 대거 창업하면 현실적으로 수업을 할 교수가 부족해지고 학과에서 보직을 맡을 사람도 줄어드는 현실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실상 한국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원에서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직접 창업까지 하는 노력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됐고 이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김대중 정부 당시 규제 족쇄들을 풀었다. R&D 관리, 기술이전, 창업 지원을 하는 산학협력단이 대학에 생기기 시작한 게 2003년쯤이다. 기술 사업화의 역사가 20년이 채 안 되다 보니 대학에서 벌어들이는 기술이전 수입은 미미한 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대학의 기술이전 수입은 총 1,019억 원에 그쳤는데, 그 가운데 절반인 500억 원가량을 연구자에게 지불하고 392억 원을 특허 출원·유지비로 썼다. 실제 국내 대학들이 순수하게 번 돈은 100억 원가량에 불과한 셈이다.
아직도 대학에서 기술 사업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 ‘논문을 위한 논문’ ‘특허를 위한 특허’라는 구습이 근절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여전히 관료 중심의 R&D 기획·선정·평가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해 도전적인 연구나 기업이 원하는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기술 사업화 측면에서 미국·중국·유럽·이스라엘·싱가포르 등의 대학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미란 교육부 산학협력일자리과장은 “교육부는 교원 창업 기업의 대학 기술지주회사 자회사 편입 시 20% 기부 조항을 국회의 협조를 얻어 10%로 낮춘 데 이어 연구자의 기술이전 직무발명보상금 세제 혜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외국에 비하면 부족할 수 있어도 대학의 기술이전을 장려하기 위한 여러 조치도 준비하고 있으므로 대학도 같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립대 교수 창업 1호인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서울대 AI밸리 단장)는 “대학도 절실한 마음으로 혁신하고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야 성장할 수 있다”며 “그래야 벤처·스타트업도 많이 배출하면서 다 같이 잘살 수 있고 국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들이 공직·공기업·대기업으로만 몰리고 우수한 고교생은 의대로만 진학하려고 하는 현실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정부가 정책 자금에 대해서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을 폐지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우회적으로 연대보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정부가 대학·출연연·기업에 30조 원의 R&D 비용을 지원하게 되는데 파급효과가 큰 연구와 기술 사업화를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절실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인 ‘밥스누’를 창업한 이기원 서울대 교수는 “대학에서 도전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교원·학생·졸업생 창업이 늘어날 수 있다”며 “정교수로 가기 위한 조교수와 포닥의 평가 시스템이 논문에 치우쳐 시야가 좁아질 수 있고 다양성과 혁신성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교수 평가를 할 때 논문 위주에서 탈피해 기술 사업화 등 다양한 분야를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시절 원자현미경을 공동 개발한 뒤 한국에서 재창업해 코스닥에 상장한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는 “지금은 바뀌고 있지만 과거에는 창업하려면 교수들이 말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국내 대학에서도 기술 사업화에 나서는 교원이 늘면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는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는 “전임 총장으로부터 ‘논문은 곧 사라지는 낙엽과 같다. 교수가 실생활에 도움 될 것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자극을 받았다”면서 “우수한 논문을 쓰면서도 사업화 의지를 불태웠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 후 4년 동안 고난의 길을 걸었지만 수명이 길고 폭발 위험이 적은 양극재 기술을 개발해 내년이면 전기차 10만 대 이상 공급 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성한다”고 소개했다. 간 질환 치료제와 담즙산을 적용한 항암제를 개발 중인 연성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스탠퍼드대나 중국 칭화대 등에는 교원과 학생들 사이에 ‘창업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다”며 “서울대에서 창업 지원 시스템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교원 창업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퍼스트 무버 유니스트’라는 책을 쓴 이용훈 UNIST 총장은 “대학이 ‘퍼스트 체인지(first change)’를 해야 한다”면서 “교육 측면에서 최신 기술을 빨리 듣고 흥미를 갖게 체계를 바꾸고, 연구도 도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교원 창업 활성화를 위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계에서도 2030세대가 끼를 발휘하도록 해서 BTS 같은 글로벌 스타가 나올 수 있도록 모험 정신을 장려해야 한다”면서 대학의 4차 산업혁명 테스트베드화를 역설했다. 국내 대학들이 모더나 백신 성공 사례와 해외 대학의 기술 사업화 생태계를 참고해 기업가 정신으로 도전할 때다. 그래야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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