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2012년 처음 국내 출시한 ‘ES 300h’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수입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해왔다. 올해 3월에는 누적 판매가 5만 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서는 ES를 넘어서는 차가 없다는게 국내 시장의 평가다.
새로 출시되는 ‘뉴 ES 300h F SPORT’는 렉서스 하이브리드에 대한 국내 시장의 믿음을 다시 증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7세대 부분변경 모델 ‘뉴 ES’와 함께 나온 F스포츠는 기존 차량에 스포티함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기존 모델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올드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렉서스가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외관에서도 젊은 느낌을 내려는 노력이 보였다. 새로운 ES 외관에는 ‘L’자 모양 유닛의 프런트 그릴이 적용됐는데 F스포츠는 메쉬 패턴의 그릴이 옆으로 넓게 적용돼 날렵하고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헤드램프는 주행등과 전면 지시등이 이전 모델보다 더 날카롭게 다듬어져 세련된 느낌이다. 옆에서 바라보면 전면 그릴에서 시작돼 차량 후면까지 이어진 역동적인 곡선들도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실내로 들어가면 프리미엄 세단답게 여유로운 공간으로 편안함을 제공했다. 12.3인치의 대형 고해상도 모니터도 실용적이며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의 편의성도 다른 수입차들과 비교했을 때 좋은 편이었다. 뒷좌석 공간도 상당히 넓어 패밀리카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곳곳에 배치된 F스포츠 모델 전용 스티어링 휠과 페달, 인테리어 트림 등이 이 차가 단순한 고급차가 아니라 운동성을 갖췄음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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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운행을 시작하자 프리미엄 세단의 느낌이 먼저 들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속도를 내기 힘든 도심 주행에서 노면 소음과 차체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숙성이 돋보였다.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저속 주행에서 EV 표시등이 켜졌지만, 모터만으로도 운동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ES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5ℓ D-4S 가솔린 엔진에 대용량 배터리, 2개 모터가 장착돼 배터리 상황에 따라 저속에서 모터 주행이 가능하고 달리면서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서울을 벗어나 고속도로에서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속도를 내기 위해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F스포츠 모델의 진가가 드러났다.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그대로 붙어 순식간에 100㎞를 넘어섰다. 도심 주행에서는 정숙성이 강점이었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엔진 소리가 적절하게 전달돼 스포츠 모델의 존재감을 알려줬고 이는 빠르고 날렵하게 치고 나가는 힘으로 이어졌다. 렉서스에 따르면 ES의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무게 중심이 아래로 쏠리도록 뒷좌석 하단부에 위치하고 있어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을 극대화했다.
하이브리드 차량 답계 연비도 매우 우수했다. 저속에서는 모터만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순간 가속력과 함께 경쾌한 운전을 즐길 수 있고 고속에서는 엔진의 토크를 모터가 서포트해 효율적 연비 절감을 돕는다. 여기에 오토글라이드컨트롤이 적용돼 에코 모드로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해당 기술이 작동해 불필요한 출력이 줄어 연비가 향상된다. 이와 같은 첨단 기술 덕에 이날 운전 중 거의 에코 모드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최종 연비는 20㎞에 달했다.
New ES 300h F SPORT는 렉서스 프리미엄 세단과 스포츠 모델의 장점을 결합한 차였다. 고급스러움에 더해 다양한 주행 모드로 운전하는 재미를 갖춰 올드하다는 평가가 있는 기존 렉서스 하이브리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다만 ES처럼 프리미엄 하이브리드를 지향하는 기아(000270) K8이 5,000만 원 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훨씬 비싼 가격 탓에 젊은 운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차량은 아닐 것이다. 렉서스 New ES 300h F SPORT 는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하며 가격은 7,11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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