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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비즈]삼성 컨트롤타워 부활하나…“준법경영·계열사 시너지가 핵심”

총수일가 이익 창출 답습 땐 정당성 사라져

반도체 등 경쟁력 제고·ESG경영 강화 초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르면 이달 말 미국 출장을 계기로 본격적인 총수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룹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은 2017년 3월 그룹 총괄 조정 기능을 하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했습니다. 대신 △삼성전자 사업지원팀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팀 △삼성물산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팀 등 업종을 중심으로 전담 조직(TF)을 마련했는데 적극적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총괄하던 미전실과 달리 각 TF는 방어적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죠.



지난 4년간 이 체제 속에 이 부회장의 공백기가 겹치며 삼성그룹 전체도 현상 유지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단적인 예가 인수합병(M&A)입니다. 2016년 하만 인수를 끝으로 신규 성장 엔진 장착 소식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는데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대규모 M&A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결정과 오너의 결단으로 이뤄지는데 그럴 만한 토양을 갖추지 못한 것이죠.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에 발맞춰 그룹 차원의 전담 조직 신설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다만 새로 만들어질 컨트롤타워가 과거 전략기획실이나 미래전략실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전실이 오너 일가의 승계 업무에 주력하느라 비판이 제기됐고 삼성 스스로 해체한 미전실을 같은 형태로 불과 4년 만에 재건하기에는 부담도 상당하죠. 이 때문에 통합 컨트롤타워의 근본 목적과 포괄 범위는 기존 미전실과 상당한 차이가 날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선 철저한 사업 시너지와 신규 사업 발굴 등으로 조직의 존재 이유가 명확히 설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미전실은 법적 실체도 없었고, 총수 일가 이익 창출에 집중했다”며 “계열사별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법과 제도적 감시를 받는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져야 정당성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새 컨트롤타워가 복원되더라도 준법위가 이 조직을 감시할 수 있는 2중 견제 장치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죠.

무리하게 모든 계열사 기능을 통합하기보다는 전자와 금융 등 주요 업종별로 현재의 TF 기능을 강화하는 중간 조직의 힘을 키우되 그룹 총괄 조직은 이 부회장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슬림한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계열사별 색채가 다른 데다 금산분리까지 고려하면 중간지주 형태의 컨트롤타워가 더 자연스럽다”며 “삼성의 규모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에서 이를 모두 아우르고 통합하는 단일 조직은 능률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컨트롤타워 재편과 더불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흐름에 맞춰 이사회 기능 강화 등 계열사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식도 검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 당장은 이슈에서 벗어났지만 보험사의 자회사 주식 보유 비중 평가 기준을 ‘취득 당시 원가’에서 ‘현재 시가’로 바꾸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급물살을 탈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데요, 이 경우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 개편이 불가피해 이런 사항도 준비가 필요하죠. 이 부회장이 4세 경영은 없다고 밝힌 만큼 향후 총수 경영 체계를 어떻게 바꿀지도 논의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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