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반도체 쇼크’를 넘어 올 4분기 생산량 확대에 총력전을 펼친다. 동남아시아 현지의 차량용 반도체 공장 가동이 정상화됨에 따라 이달 말을 기점으로 ‘풀가동 체제’에 돌입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생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허용하는 특별 연장 근로 인가 제도 활용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올 4분기 사상 최대 자동차 생산을 목표를 설정하고 노조와 특근 계획 등을 협의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말레이시아 내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극심한 반도체 수급난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현지 반도체 공장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서 10월 말부터는 부품이 정상 반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일요일 특근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생산량 확대는 회사와 노조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논의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회사 측은 누적된 출고 지연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량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근무시간이 줄어든 여파로 정년퇴직자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 임금 저하를 우려하던 노조 역시 긍정적인 분위기다.
반도체 부족 문제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최대 변수로 꼽혀왔다. 현대차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올 들어 9월까지 현대차의 전체 생산량은 118만 127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가까이 생산이 줄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공장이 멈춰선 지난 3분기에는 월간 10만 대조차 위태로울 만큼 저점을 찍었다.
다만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10월부터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15일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이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며 11월 생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그에 앞서 하언태 현대차 사장도 노조와 만나 연말 생산량 확대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추가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주말 특근을 통해 ‘분기 최다 생산’이라는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을 중심으로 이번 분기에만 각 20회 안팎의 특근을 계획하고 있다. 추가로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 연장 근로 인가를 받아 주문이 밀려 있는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일요일 특근을 추진해 누적된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물론 우려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반복으로 해외 부품 공장의 가동률이 다시 곤두박질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연말 생산량 확대 목표 역시 반도체 수급난과 같은 생산 차질을 유발하는 외부 요인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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