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SK텔레콤(017670)의 인적분할 단행이 임박했다. SK텔레콤은 이달 26일부터 한 달간 거래 정지 기간을 거쳐 11월 말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쪼개져 새로 출범한다. 기업구조 재편 뒤 합산 시가총액이 30% 이상 팽창할 수 있다는 낙관이 나오지만 분할 자체가 주가에 끼칠 영향은 중립적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전일 대비 4.70% 오른 31만 2,000원에 마감했다. 기업분할 전 마지막 매수 기회에 탑승하려는 투자 심리가 주가를 끌어 올렸다.
SK텔레콤은 통신 분야를 맡는 SK텔레콤(존속법인)과 SK하이닉스(000660)·11번가·ADT캡스 등을 거느린 비통신 사업체 SK스퀘어(신설법인)로 인적분할하기 위해 이달 26일부터 한 달간 주식 거래가 중지된다. 유통 주식수 확대를 위한 액면분할(5대 1)도 함께 추진되며 11월 29일 변경·재상장한다. 분할 비율은 약 0.61(SK텔레콤 )대 0.39(SK스퀘어)이며 주주는 기존 지분율대로 두 종목을 모두 교부받는다. 일례로 현재 10주를 보유한 투자자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 주식을 각각 30주, 19주를 배정받고 온주 미만은 11월 29일 종가 기준으로 현금 지급된다. SK텔레콤은 통신업에 가려져 극단적 저평가를 받아온 자회사들의 내재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고자 분할을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분할 이후 SK텔레콤의 합계 시가총액이 현재 22조 원에서 23조~29조 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마다 시각차가 상당한 편인데 그 중심에는 사업 모델이 생소한 투자형 지주사 SK스퀘어가 있다. 성장 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매력 없는 기업은 매각하는 ‘인앤아웃’ 전략을 구사해 기업가치는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며 회사 측은 현재 26조 원인 순자산가치(NAV)를 2025년 75조 원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증시에서 지주사는 NAV 대비 50% 이상의 할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당분간 10조 내외의 기업가치를 상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여타 지주사와 사업이 확연히 구분되고 고성장인 플랫폼·쇼핑 사업체가 다수 포진해 있어 SK스퀘어에 대한 평가가 각박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에 대해 “자회사 사업 경쟁력 확보 여부에 따라 할인율은 30% 이하로 좁혀질 수 있고 통신업에 적용된 외국인 지분 한도가 없어지는 것 또한 긍정적"이라며 “지주 업종 내에서 독보적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속회사인 SK텔레콤은 안정적 실적과 높은 배당을 앞세워 주가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분할 뒤 주식수 감소에도 지난해 수준의 배당 총액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올해 주당배당금(DPS)는 1만 6,000~1만 7,0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분할 뒤 SK텔레콤의 주가는 안정적이겠지만 SK스퀘어의 흐름에는 변수가 많을 것”라며 “성장성 검증을 통한 할인율 축소가 주가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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