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노후 자산인 퇴직연금 시장에서 3분기 운용 수익률을 놓고 보면 증권 업계는 선방했지만 보험·은행권은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원리금 비보장형 퇴직연금인 개인형퇴직연금(IRP)의 평균 수익률은 증권 업계의 경우 6.76%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보험권이 2.85%, 은행권이 2.50% 순이었다. 증권 업계의 수익률은 보험·은행권보다 2.3~2.5배 이상 높았다. 확정기여형(DC)의 경우도 증권 업계가 5.91%로 운용 수익률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보험권이 2.80%, 은행권이 2.10% 순으로 증권의 수익률에 절반도 못 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 업계는 상품 운용 노하우와 경험이 뛰어나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커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보험·은행권은 원금 보장에 초점을 맞춘 소극적 투자로 일관해 수익률이 낮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로 수익률 격차는 너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퇴직연금 적립금(1조 원 이상) 상위 10개 대형 사업자로 나눠 살펴보면 증권 업계와 은행·보험권 간에 운용 수익률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개인형IRP 상품군은 미래에셋증권이 3분기에 7.55%로 1위 자리를 지켰다. 1분기 11.37%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7% 이상의 높은 수익률은 내며 증권업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어 교보생명 3.98%, 하나은행 3.78%, 신한은행 3.61%, KB국민은행 3.41% 순으로 3% 이상을 올렸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수익률에 절반도 안 됐다. 6위권 밑으로는 2%대에 머물렀다. 3분기 개인형IRP 적립금 규모도 미래에셋증권은 1조 4,219억 원으로 1위다. 2위인 신한은행과는 1,509억 원이 차이 난다.
DC 상품군 또한 8.1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미래에셋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교보생명(4.89%), 삼성생명(3.62%), 현대차증권(3.57%) 순이며 5위권 밑으로는 1~2%대 수익률에 그쳤다. 3분기 DC 적립금 규모도 미래에셋이 1조 1,199억원으로 2위인 IBK은행(5,120억원)보다 6,079억 원이나 많다.
금융투자 업계의 관계자는 “증권사의 경우 변동성이 높은 시장의 틈새 상품인 주식형 펀드나 리츠 등 공격적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지만 보험·은행권은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수동적 투자로 일관해 노후 자산으로서의 수익률이 매우 저조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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