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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휘발유 ℓ당 164원 싸진다···소비자 체감은 11월 말에나

유류세 사상 최대폭 20% 인하

11월 12일부터 6개월간 적용

하루 40㎞ 주행 月 2만원 절약

2.5조 '선심성 대책' 지적도

LNG 할당관세 2→0%, 도시가스 요금 동결

홍남기 “물가 연 2% 초반대로 관리”

26일 서울의 한 주유소. /연합뉴스




정부가 다음 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해 휘발유 가격을 ℓ당 164원 낮춘다. 다만 유통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격 인하는 오는 11월 말이나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침 없는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역대 최대 인하율로 특단의 카드를 꺼냈지만 대선을 앞두고 세수 2조 5,000억 원을 투입하는 선심성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6일 국회에서 ‘물가 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열어 다음 달 12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약 6개월 동안 휘발유·경유·LPG부탄에 대한 유류세를 20% 낮추기로 했다. 인하율 20%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가격에 100% 반영된다고 가정할 경우 ℓ당 휘발유는 164원, 경유 116원, LPG부탄은 40원씩 내려간다. 10월 셋째 주 전국 평균 판매 가격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이 ℓ당 1,732원에서 1,568원으로 9.5% 낮아진다. 전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인 서울 판매 가격도 1,809원에서 1,645원으로 9.1% 낮아져 다시 1,6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 정부는 휘발유 차량을 하루 40㎞(연비 10㎞/ℓ) 운행할 경우 월 2만 원을 아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유류세 인하가 얼마나 즉각적으로 기름 값을 떨어뜨리는 약발로 작용하느냐 여부다. 석유제품이 정유 공장에서 나와 저유소를 거쳐 주유소로 유통되는 과정이 통상 2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실제 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에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운전자들이 유류 구매를 미루거나 주유소·충전소 등이 재고를 줄이는 과정에서 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정유사가 직영하는 주유소와 달리 자영 주유소는 가격 인하를 촉진시키기 쉽지 않다. 직영 주유소는 전체 주유소의 7.9%에 그친다. 이마저도 국제 유가가 계속 치솟으면 유류세 인하분이 상쇄되고 높은 절대 금액이 유지돼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주요 기관들의 국제 유가 전망 수준이 몇 달 새 높아졌고 일부는 연내 100달러로 내다보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유사 같은 경우 유류세 인하된 물량이 바로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신속하게 공급하고, 주유소 단계에서는 알뜰주유소와 정유사 직영 주유소가 바로 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더 챙겨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민관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는 등의 유류세 인하 실효성 제고 방안을 다음 주 중 마련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유류세 인하로 6개월간 총 2조 5,000억 원 상당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월 0.33%포인트 끌어내린다. 10월 3% 물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간 물가를 어떻게든 2% 초반대로 낮추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민들의 체감 물가가 피부에 와닿게 인하되고, 연간 물가 수준이 2%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도록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류세 인하 정책이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으로 나왔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 정부는 당초 15% 인하안을 제시했으나 여당의 강력한 요구로 인하율을 20%로 높였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유류세는 어려운 자영업자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나눠주는 재난지원금과 성격이 같다”며 “단기간에 시행해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정부 출범 직전인 내년 4월 말까지로 시한을 정한 것에 대해서는 난방 수요가 집중되는 동절기로 고려해 충분한 기간을 뒀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대신 20%라는 수준을 고려할 때 한 번에 종료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편 정부는 내년 4월 30일까지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할당 관세율을 현재 2%에서 0%로 내리고 이를 토대로 11~12월 가스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쌀·계란·육류 등 다양한 농축수산물에 대한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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