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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분석
'솔라시도'서도 못맞춘 태양광 경제성..원전보다 11배 비싸

[불어나는 신재생 청구서]현실성 없는 에너지 정책

신규보조금 철폐에...ESS 사업장 작년 589개→올 75개 뚝

한전 공공사업만 진행...민간 사업자 진입 막는 것도 문제

친환경 에너지 범주에 SMR 등 원전은 여전히 원천 배제





태양광발전의 변동성을 보완한다던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낮은 경제성은 정책 보조금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사라지며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에 설치된 ESS는 75개 사업장, 119㎿h로 지난해 589개 사업장, 2,865㎿h보다 크게 쪼그라들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ESS 설치 태양광 사업자에게 REC 4.0~5.5의 가중치를 제공했지만 올해 ESS를 신규 설치하는 태양광 사업자에게는 가중치를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조성한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조차 전력 판매 단가가 원자력발전의 정산 단가보다 10.8배나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신재생·탈원전 정책이 결국 전기요금을 치솟게 만들 것이라는 불안감을 키운다. 에너지 위기를 맞은 각국들이 원전 복귀, 신재생에너지 재검토 등에 나서는 것도 자칫 탄소 중립이 전기요금 등을 자극하는 그린플레이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를 열고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의결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현재 25%가량인 원전 비중을 2050년까지 6~7%로 낮추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7%에서 71%로 높이겠다고 했다. 기존 2017년 대비 2030년까지 24.4% 감축하려던 NDC 목표는 40% 감축하는 것으로 상향 최종 결정했다.

NDC 계획을 확정했지만 정부는 에너지 정책에서 여전히 중심을 잡지 못하고 현실성 없는 계획만 쏟아내고 있다. ESS의 REC 가중치 변화는 단적인 사례다. 올해 ESS 연계 사업장의 REC 가중치가 일몰되고 전기요금 할인 혜택도 사라졌다. ESS 연계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REC 수익을 위한 단순 충방전 형태로 운영되며 계통 운영에 악영향을 주고 REC 수급 불균형 등의 문제점을 유발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향후 전력 계통에 필요한 ESS는 한전의 공공 ESS 사업을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SS 자체는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생태계의 핵심 고리다. 전력 생산량이 요동치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저장한 전력을 수전해에 투입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과도한 보조금을 퍼주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민간 사업자의 진입을 막고 한전의 공공 ESS 사업만으로 진행하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ESS의 REC 가중치가 과도하다면 이를 조정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정부는 가중치 자체를 없애버리는 극단적인 정책을 꺼냈다”며 “이는 정부가 에너지 정책에서 중심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탈원전 정책도 마찬가지다. 환경부가 최근 관계 기관에 배포한 ‘4차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및 적용 가이드 안’에 따르면 친환경 녹색 에너지 범주에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은 여전히 원천 배제됐다. ‘K택소노미’라고도 불리는 이 체계는 내년부터 국민연금 등이 투자 결정에 활용한다. 논의를 거쳐 연말 확정될 계획인데 원전이 들어갈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도 마찬가지다.

SMR은 탄소 중립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데다 그린수소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SMR을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삼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탄소 중립을 위한 SMR 개발 의지를 밝혔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 역시 “현재 사용되는 원전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것과 SMR을 개발하는 것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며 “정전 사태가 발생해도 문제가 없는 소형 SMR은 우리도 현재 기술 개발을 진행하면서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원전 확대는 기술 개발 상황을 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에너지 정책의 근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용훈 KAIST 원자력 양자공학과 교수는 “지금 정부의 정책은 ‘원자력이라면 어떤 것도 안 된다’는 근본주의에 가까운 접근 방식”이라며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술도 많은 만큼 상황에 맞도록 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하는데 신재생·탈원전 정책에서는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역시 “최근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 전통의 원자력 강국들이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SMR에 주목하고 있다”며 “탄소 중립 흐름에 발맞추면서도 경제성을 보완하려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원자력발전이 필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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