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전기차 핵심 소재인 동박 생산 세계 2위인 일진머티리얼즈(020150)의 미국과 유럽 현지 공장에 투자하기로 해 주목된다. 사모펀드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일진머티리얼즈에 1조 원의 투자를 확정하자 국민연금이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4대 공제회와 합세해 펀드를 결성하기로 한 것이다. 일진머티리얼즈의 글로벌 동박 생산 체제 구축이 탄력을 받게 됐다. ★본지 8월 10일자 22면 참조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용 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가 미국과 유럽에 동박 공장 건립을 위해 1조 원가량의 외부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일진머티리얼즈의 해외 법인 두 곳에 총 1조 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인데 자금은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이 나서 5,5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마련한다. 국민연금은 스틱인베가 조성할 5,500억 원의 프로젝트 펀드에 대신증권PE와 조성한 코인베펀드를 통해 6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교직원공제회는 1,800억 원, 지방행정공제회는 800억 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또 스틱 측은 총투자액의 절반 정도인 5,000억 원은 금융기관들의 인수 금융을 통해 조달하기로 하고 KDB산업은행과 KB국민은행·신한은행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스틱이 운용할 1조 원의 자금은 일진머티리얼즈의 해외 중간지주사인 IMG테크놀로지에 4,000억 원, 새로 신설 예정인 유럽 법인 IME테크놀로지에 6,000억 원이 각각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유치를 확정한 일진머티리얼즈는 유럽 법인 IME테크놀로지와 미국 법인 IMA테크놀로지를 신설할 계획인데 해외 중간지주사인 IMG테크놀로지가 이들 법인을 비롯해 해외 법인들을 지배하는 구조다. 스틱 측은 IMG테크놀로지와 IME테크놀로지가 단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양사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로써 일진머티리얼즈의 유럽 및 미국 공장 건립 계획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삼성과 LG 등 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과 노스볼트 등 현지 배터리사들을 주요 고객사로 염두에 두고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동박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를 유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9년 말레이시아 법인인 IMM테크놀로지의 공장 증설을 위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3,0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는데 당시는 지분 투자가 아닌 IMM테크놀로지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스틱과 국민연금, 주요 공제회 등은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에 주목해 일진머티리얼즈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동박은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를 만들 때 쓰이는데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로 관련 기업들이 증설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고품질 동박을 제조하는 회사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포함해 5~6곳뿐인데 지난해 기준 일진머티리얼즈는 세계 동박 시장에서 9.7%의 점유율로 대만 창춘(12.9%)에 이어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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