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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수액 제조서 포장까지…반도체 클린룸 방불

HK이노엔 오송 신공장 첫 공개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로 건립

축구장 4.5배…연 5,500만개 생산

무균상태로 관리하기 위해 자동화

생산 전과정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AI로 고장 미리 감지해 사전 대응

태양열 이용 에너지 효율도 높여

지난 2일 HK이노엔 충북 오송 신공장에서 한 직원이 수액들이 충전되는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오송=권욱 기자




지난 2일 HK이노엔 충북 오송 신공장에서 밀봉된 수액제들이 박스로 옮겨지고 있다./오송=권욱 기자


“수액제 조제부터 포장까지 전체 생산라인 길이가 100m에 달합니다.”

지난 2일 충청북도 오송에 위치한 HK이노엔(195940)(inno.N) 수액 신공장에 들어서자 달리기를 해도 될 정도로 긴 복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코너를 돌자 창을 통해 대형 아파트 단지의 물탱크를 연상케 하는 수십 톤짜리 탱크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HK이노엔이 오송 수액 신공장 내부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송 신공장은 지난해 준공했으며 규모는 연면적 3만 2,191㎡(9,738평), 축구장 4.5개 크기에 달한다.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 최근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HK이노엔이 최근 본격 가동에 돌입한 오송 수액 신공장은 지난 2019년부터 약 1,000억 원을 투입해 완공됐다. 연간 5,500만 개의 수액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연간 5,0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기존 대소공장 생산량을 합치면 HK이노엔의 연간 수액제 생산능력은 1억 개 이상에 달한다. 백(Bag) 형태의 수액제 생산량으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오송 신공장 1층에서는 수액의 기반이 되는 ‘물’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물은 24시간 초속으로 순환·살균되면서 청정도를 유지했다. 변형원 HK이노엔 상무(생산본부장)는 “정제수에서 나온 물을 끓인 다음 응축하면 수액 백에 들어가는 주사액을 생산할 수 있다”며 “수액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원료인 만큼 휘발유보다 비쌀 정도”라고 설명했다.

2층에서는 본격적인 수액백 제조가 이뤄진다. 이곳은 방진 모자와 가운을 갖추고 실험실용 신발로 갈아 신고서야 발을 들일 수 있었다. 반도체 공정 수준의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원료의 무게를 재는 칭량실부터 헤파 필터가 설치돼 있다. 원료와 주사용수를 혼합한 이후 수액은 충전실로 흘러갔다. 충전실에서는 필름에 수액을 주입하고 팁을 꽂았다. HK이노엔은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에 고무전이 아닌 밀봉상태의 마개를 돌려 따는 원리의 TOP(Twist-off protector) 포트를 적용했다. 변 상무는 “고무전을 주삿바늘로 뚫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이물이나 병원 내 감염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TOP로 바꿨다”고 말했다.

충전된 백을 다시 한 번 밀봉한 다음에는 멸균공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122도의 온도에서 40분 이상 노출해 무균 상태를 만드는 과정이다. 수액백은 직원들이 육안으로 꼼꼼하게 이물을 검사한 후에야 박스로 포장됐다. 공장 관계자는 “청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과정이 자동화돼있고 생산라인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 만이 라인에 상주한다”고 전했다.

지난 2일 HK이노엔 충북 신공장에서 수액백들이 멸균탱크에서 무균상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 제공=HK이노엔


오송 수액 신공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팩토리다. 수액제 생산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뿐만 아니라,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도 미리 예측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공조기에 열 회수장치를 설치하고 옥상에는 태양열 패널을 놓아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박진 오송공장장은 “과거에는 고장이 나면 수리를 하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멈춰야 했다"면서 “내년까지 스마트팩토리 공정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해 고장 가능성을 미리 감지,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K이노엔 오송 신공장은 식약처로부터 현재까지 3개 품목의 수액제 허가를 받았지만, 앞으로 생산 가능한 수액 품목을 총 15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포트폴리오도 현재의 1,000㎖·500㎖ 용량 수액에서 소용량과 프리미엄 영양수액 등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HK이노엔은 신공장 가동을 통해 오는 2024년까지 국내 점유율 1위를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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