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바이오 사업 확대를 본격화한다. 올해 3분기 바이오 사업 매출은 그린 바이오 성과에 힘 입어 분기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CJ제일제당은 그린과 화이트에 이어 차세대 치료제 중심의 레드 바이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양 날개의 한 축인 식품 사업과 맞먹는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이 이날 인수 계획을 밝힌 네덜란드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바이오 CDMO 전문기업이다. 차세대 바이오 CDMO란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매년 연평균 25~27%씩 성장하는 시장으로 오는 2030년에는 세계 시장 규모가 140억~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백신의 연구 개발과 생산을 맡았던 경영진이 설립한 회사로, 바이러스 백신 및 벡터의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특히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포·유전자 신약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지만, 이를 위한 제형·제조 공정 기술 및 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면서 “바타비아는 바이러스 백신·벡터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기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바타비아 인수를 시작으로 바이오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CJ제일제당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바이오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35.4% 늘어난 1조 442억 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60.9% 증가한 1,274억 원을 기록했다.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생산 거점을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알지닌, 테이스트엔리치 등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을 육성하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
식품 사업 부문 매출은 2조 5,7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860억 원으로 5.8% 늘었다. '비비고 만두', '미초' 등 해외 시장에서 흥행한 K푸드 전략 제품이 매출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을 포함한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6조 8,541억 원, 영업이익은 7.7% 늘어난 4,332억 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곡물가?운임비용 상승을 비롯한 전방위적 위기 상황속에서도 과감한 체질개선을 통해 내실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속적인 신성장동력 발굴과 혁신제품 개발, 전략적 R&D 투자 등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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