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1년 북한 잠수함의 어뢰으로 침몰한 천안함이 잠수함 잡는 첨단의 호위함으로 부활했다.
해군 맟 방위사업청은 9일 오후 3시30분부터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신형 호위함 7번함(FFG-826)인 '천안함' 진수식을 열었다. 새 천안함은 앞으로 시운전 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2023년 해군에 인도된다. 해군은 해당 함정을 인수할 경우 제 2함대에 배치해 서해 북방한계구역(NLL) 등을 지키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새 천안함은 첨단 장비로 무장한 2,800톤급(경하배수량) 함정으로서 최대 30노트, 순항 15노트의 속력으로 운행할 수 있다. 이번 7번함의 이름은 앞서 2010년 북한 어뢰에 피격된 초계함 천안함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함명을 이어 받아 지어졌다 .
새 천안함의 규모는 길이 122m, 폭 14m, 높이 35m다. 옛 천안함보다 적 잠수함을 탐지·추적·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고도화됐다. 우선 예인형선배열음향탐지기(TASS), 선체고정음향탐지기(HMS)를 탑재해 원거리에서도 적 잠수함 등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국산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가 장착돼 적 잠수함과 수상함 등을 멀리서도 격파할 수 있다. 선박의 뒷 부분에는 해상작전헬기를 1대 실을 수 있어 적 잠수함을 탐지·추적·공격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적 수상함 및 지상세력에 맞설 주요 무장으로는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5인치 함포를 갖췄다. 함대함유도탄과 전술함대지유도탄 등은 최대 16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쏠 수 있는 한국형수직발사대(KVLS)에 장착된다.
대공방어체계로는 레이시온사가 제작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팔랑스’가 장착돼 다가오는 적의 대함미사일 등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대함유도탄기만체계를 갖춰 적의 미사일이 아군 함정에 명중하지 못하도록 교란하게 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 250km에서 항공물체 등을 찾아낼 수 있는 대공 탐색레이다(SPS-550K3D)가 달린다. 탐색된 물체는 ‘SPG-540K’ 추적레이다로 추적한다. 이와 더불어 광학추적장비가 장착돼 상공과 수상의 위협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광학추적장비는 적외선으로 감시하는 ‘SAQ-600K’와 가시광선으로 위혐물체 등을 살피는 ‘SAQ-540K’ 장비로 구성된다.
추진체계는 가스터빈 및 추진전동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체계로 개발됐다. 해당 추진체계는 수중방사소음을 줄이도록 설계돼 적 함이 아군 함을 소나로 찾아내기 한층 힘들게 됐다. 함정의 전반적인 형상도 적의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저피탐형상으로 설계돼 유사시 생존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와 더불어 군위성통신장비 등을 갖췄다.
이번 새 천안함 진수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참석했다. 또한 손정목 천안함재단 이사장,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을 비롯해 옛 천안함 전사자 유족 등이 참석했다.
서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천안함 전사자를 추모한 뒤 “오늘 ‘서해의 수호신’ 천안함이 최신예 차기 호위함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서 “(새 천안함이) 머지않아 해군에 인도되어 취역하면, 해역함대의 주력 전투함으로 크게 활약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힘'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지속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군 함정에 천안함이라는 함명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제일 처음 적용된 것은 지난 1946년 미국에서 인수한 상륙정(LCI-101)이었다. 해당 함정은 1953년 퇴역했고, 함명을 1988년 초계함(PCC)이 이어 받았다. 해당 초계함이 북한 어뢰공격으로 격침된 후 이번에 새 호위함이 이름을 승계한 것이다.
다만 북한에 격침된 옛 천안함의 생존장병 58명(전 천안함장 최원일 예비역 대령 포함)은 이번 새 천안함 진수식에 불참했다. 최근 정부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른바 천안함 음모론을 이슈화한 일부 유튜브 동영상 게시물에 대해 ‘문제 없음’ 결정을 내려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에 따른 항의 차원이다. 해당 게시물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공격 때문이 아니라 좌초 후 잠수함 충돌로 반파됐 일어난 것이라는 음모론을 다루고 있어 천안함 생존자 및 전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논란을 사 왔다. 정부와 군은 국제공동조사를 통해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공격 때문임을 규명한 뒤 수 차례 해당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밝혀왔다. 현 정부 출범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통해 천안함 사건은 북한 소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일부 음모론자들은 ‘암초 좌초설', ‘미군 잠수함과의 충돌설’ 등을 끊임 없이 주장해 여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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