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검색 서비스가 인공지능(AI)을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검색엔진으로 진화했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두 번, 세 번 이상 거쳤던 검색 과정을 단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검색 엔진에 사용자의 질문 의도와 성별, 연령 등을 반영하는 ‘에어서치’를 도입했다. 에어서치는 사용자마다 다른 검색 의도에 맞춰 각기 다른 결과를 내놓는 맞춤형 검색 서비스다. 네이버는 에어서치를 통해 각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스마트블록’이란 칸을 새로 마련해 제공한다. 예를 들어 ‘캠핑’을 검색하면 검색한 사람의 다양한 정보를 반영해 캠핑 준비물을 제공하기도 하고, 분위기 좋은 감성캠핑 장소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초보캠핑’이란 테마로 관련 정보가 먼저 뜨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캠핑체어’ ‘캠핑카’가 앞서 노출된다. 검색자의 정보를 반영한 결과를 제공해 여러 차례 검색창을 뒤져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 6월부터 40여 개 키워드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소비되는 콘텐츠 종류가 이전보다 38% 이상 다양해졌고 더 많은 창작자와 콘텐츠들이 소비자와 연결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또 최근 에어서치 도입의 일환으로 검색 텍스트 분석 기능인 ‘지식스니펫’의 적용 범위를 기존 어휘 중심에서 문장 단위로 확대했다. 지식스니펫은 AI가 사용자 검색 의도에 맞는 정보를 뽑아내 알맞은 검색 결과를 상단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스마트블록이 관심과 취향에 기반해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탐색형’ 기능이라면 지식스니펫은 결론이 정해진 정답을 찾아내는 기능에 가깝다. 예를 들어 ‘백패킹(등짐여행) 비용’이라고 검색하면 ‘50만 원 미만의 비용을 들이고도 즐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고양이 블루베리’라고 검색하면 지식스니펫이 ‘고양이’ 따로 ‘블루베리’ 따로 인식해 어휘 단위로 정보를 추출했지만 이제는 문장을 통째로 묶어서 분석한다”며 “이를 통해 ‘고양이가 블루베리를 먹어도 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검색 강자인 구글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검색 엔진이 사용자 의도를 더 잘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5월 새 AI 검색 엔진인 ‘MUM(멀티태스킹 통합모델)’을 선보였다. MUM은 기존 AI 검색 모델인 ‘버트(BERT)’보다 언어를 1,000배 더 빨리 이해하고 한 번에 75개 언어로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검색 결과 화면에 새로 마련되는 ‘알아야 할 것들(Things to know)’은 네이버의 스마트블록처럼 검색어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제시한다. 또 ‘구글 렌즈’에서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조합해 검색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마음에 드는 꽃무늬 양말을 어디서 살 지 궁금하면 해당 이미지와 함께 ‘socks with this pattern(이런 형태의 양말)’이라고 검색해 찾는 것이다.
주재걸 카이스트 AI대학원 교수는 “구글과 네이버 모두 검색을 단순 단어의 나열이 아닌 완성된 하나의 의미로 이해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개인화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다만 개인정보가 어디까지 검색엔진에 가용되느냐의 차이가 있을텐데 구글은 사용자의 검색 패턴과 기록에 기반해 추론을 해낸다면 네이버는 회원가입 정보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구글이 검색을 고도화하는 이유는 광고, 쇼핑 등 주 수익원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검색 품질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사용자들이 포털을 찾게 되고 이는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최재호 네이버 서치 CIC 책임리더는 “검색 기술을 고도화 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른 서비스에 사용자를 뺏길 수 있다”며 “특히 구글이 전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살아남으려면 검색 기술 고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59.8%로 1위를 기록했고 구글이 뒤를 이어 29.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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