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음식점 종업원, 환경미화원과 같은 단순노무·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취업자 수가 현재와 비교해 21만 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 속 생산성이 떨어진 대면 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 비대면 관련 기술이 더욱 발전해 관련 노동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코로나 위기가 초래한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 기준 직업별 고용 비중은 단순노무·서비스 직군에서 기존 추세보다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올해 3분기 계절 조정 취업자 수(2,704만 명)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기존 추세보다 21만 명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KDI는 코로나 위기 속 재택근무 비중이 9%포인트 낮은 직업의 경우 고용이 3.6%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즉 대면·비대면 업무 가능 여부를 중심으로 직업별 생산성 차이가 벌어졌으며 기술 발전의 방향 또한 대면 업종을 대체하는 쪽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엄상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전에도 O2O(Online to Offline) 거래는 증가해왔으며 코로나 위기를 거치며 대면 위주로 제공되던 서비스의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속화됐다”며 “인공지능이 도입되며 기술이 대체할 수 있는 직무 또한 과거보다 광범위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위기 속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과 직업에서는 고용 충격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KDI가 미국 ATUS 자료에 나타난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의 산업·직업별 평균 재택근무 비중을 한국 산업·직업에 연계한 결과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직업에서 고용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만 8,000명 감소했는데 재택근무가 곤란한 숙박음식점업(-21만 7,000명)과 도소매업(-17만 7,000명) 취업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엄 교수는 “코로나 이후 고용구조 변화로 인해 경제적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고용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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