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대한상공회의소 전 회장)이 두산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그룹을 떠난다.
두산그룹은 10일 “박 전 회장이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이후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전해온 바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이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에서 물러났고, 매각 이후 경영 실무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이번에 마지막 남은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까지 내려놓으면서 두산그룹을 떠나게 됐다.
박 전 회장은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으로, '형제경영' 전통에 따라 박용현 회장의 뒤를 이어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회장 취임 4년 뒤인 2016년에는 조카인 박정원 회장에 그룹 총수직을 넘겨주고 2013년부터 맡고 있던 대한상의 회장과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대한상의 회장 임기가 끝난 데 이어 8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도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모습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등을 통해 지역사회 봉사,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 사회 기여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회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초부터 공언한 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그룹의 실무를 떠난 지는 오래 됐고 상징적 존재로 있던 자리까지 모두 떠난다”며 퇴진 소식을 알렸다. 이어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들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의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전문 분야에 맞는 커리어를 위해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난다고 알려왔다”면서 “각자의 개인 역량과 관심사를 확장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분야 전문가이자 인플루언서로 자리를 잡은 박 부사장은 업계의 유망 기업을 육성하는 일에 관여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의 경우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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